새출발 '다음' 플랫폼, 밀린 점유율 회복이 관건

뉴스·검색·쇼핑 전면 이관
검색 점유율 3%·포털 매출 감소
AI 실험 플랫폼 전략 강화

입력 : 2025-12-01 오후 2:39:13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국내 포털 다음이 11년 만에 카카오(035720)로부터 정식 독립하며 새출발에 나섭니다. 지난 2014년 다음을 합병했던 카카오가 주요 사업 부문을 자회사인 에이엑스지(AXZ)에 모두 양도키로 하면서, 다음은 별도 법인으로 완전히 분리됐는데요. 현재 4위로 밀려난 검색 플랫폼 점유율을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부로 다음 뉴스·쇼핑·검색·메일·카페 등 주요 사업 부문을 AXZ에 모두 양도하며, 다음 서비스를 운영하는 법적 주체를 카카오에서 AXZ로 변경합니다. 다음 서비스는 카카오 통합 계정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다음 서비스는 AXZ가 직접 운영하는 독립 플랫폼 체제로 전환됩니다. 
 
AXZ 초대 대표는 양주일 전 카카오 콘텐츠CIC(사내기업) 대표가 맡습니다. 양 대표는 한게임·네이버·NHN티켓링크·NHN 벅스 등에서 주요 보직을 역임해왔습니다. 
 
운영 주체가 바뀌면서 다음 서비스 약관도 '주식회사 에이엑스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카카오 개인정보 처리방침' 등 카카오 관련 이용약관에서도 다음 관련 조항이 빠졌습니다. 
 
AXZ는 미디어 서비스 기획, 영상 서비스, 검색 서버 개발 등 전 직무에 걸쳐 공격적인 채용을 진행하며 카카오와 별도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큽니다. 다음의 올해 검색 점유율은 3% 안팎으로 네이버 약 63%, 구글 약 30%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빙에게도 밀려 4위까지 떨어진 상황입니다. 한때 시장점유율 40%를 넘나들며 네이버와 양대 포털 체제를 구성했던 위상은 이미 무너진 지 오래입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전환 실패와 콘텐츠 경쟁력 약화 등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포털 비즈니스 매출도 줄고 있습니다. 카카오 포털비즈 부문 매출은 2022년 4240억원에서 2024년 3320억원으로 축소됐고,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12% 감소했습니다. 수익·점유율 모두 하락세인 만큼 독립 이후의 반전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AXZ는 인공지능(AI) 실험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 4월 자체 숏폼 탭 '루프'를 신설했습니다. 5월에는 숏폼 전용 브랜드 '숏드'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또 AI 기반 큐레이션 챗봇 '디디'를 도입해 뉴스·정보 요약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최근에는 6년 만에 연예 기사 댓글 기능을 복구한 '타임 톡' 베타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자 참여 확대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AXZ가 독립법인으로 성과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다음이 장기적으로 AI 실험 플랫폼을 넘어 구조조정, 매각 대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수준으로는 시장 구도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며 "이용자의 눈길을 끌어 락인(Lock-in) 효과로 이끌 전략 방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포털 다음이 2014년 카카오와 합병한 이후 11년 만에 독립한다. (사진=카카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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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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