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3사가 유럽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저탄소 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구조적인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역대 최고 수준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만큼, 저탄소 솔루션을 기반으로 ‘현지 맞춤형’ 공략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네덜란드 아른험 지역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유럽 연구개발(R&D) 센터. 이곳에서는 육불화황(SF6) 프리 가스절연개폐기(GIS)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사진=효성중공업)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력기기 3사는 저탄소 제품 연구개발(R&D)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플루오니트릴(C4-FN) 혼합가스를 활용한 육불화황(SF6) 프리 가스절연개폐기(GIS)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SF6 프리 GIS는 기존 GIS 대비 온실가스를 약 98% 감축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72.5킬로볼트(㎸), 170㎸에 적용된 이 기술을 내년 145kV, 2030년 800kV로 넓힐 계획입니다.
SF6는 공기에 비해 차단 능력과 절연 성능이 우수하고 열전달 효율이 높은 게 특징이지만,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에 비해 2만3500배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전력기기 3사가 SF6 프리 GIS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입니다.
수주 실적도 늘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덴마크 안델 그룹의 자회사 넥셀과 72.5kV 친환경 GIS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내년 하반기 중 설치를 완료할 계획인데, GIS 추가 공급 옵션도 있어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올해 SF6 프리 GIS를 공급한 것은 스웨덴, 핀란드에 이어 이번이 3번째입니다. 특히 해외 수출용 제품인 145kV 친환경 GIS를 생산하는 등 시장 입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LS일렉트릭의 경우, 최근 국내 최초로 배전 몰드 변압기에 유럽 친환경 인증인 환경성적표지(EPD)를 획득했습니다. 이는 원재료 조달부터 제품 폐기 과정까지 제품 전 생애에 걸친 환경 영향을 수치화해 평가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배선용차단기(MCCB), 전자접촉기(MC) 등 배전기기에 쓰이는 절연물을 할로겐 프리 소재로 대체했고, 송전 분야에서 SF6 프리 GIS를 개발하는 등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중입니다. 할로겐은 폐기 시 유독가스를 배출해 유럽에서는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전력기기 3사가 친환경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유럽의 높은 환경 규제 때문입니다. 유럽은 넷제로 실행 등으로 친환경 규제 높은 지역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개발 수요도 이어지는 만큼, 친환경 솔루션 개발은 곧 미래 시장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은 특히 환경 분야에서 까다로운 규제를 펼치고 있어, 현지 수요에 부합하는 맞춤형 제품 개발은 필수”라며 “SF6 프리 GIS 외에도 절연유 사용 변압기, 압축건조공기 사용 배전기기 등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힐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