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략순항미사일 발사…9차 당대회 앞 '핵무력 과시'

국방부 "한반도 평화·안정 저해…대화 재개 노력 호응하라"

입력 : 2025-12-29 오후 3:12:20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8일 서해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29일 보도하며 공개한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북한이 최근 건조 중인 핵잠수함을 공개한 데 이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의 발사 훈련을 했다고 29일 밝혔습니다. 향후 5년간의 군사력 건설 방향 등을 결정할 9차 당대회를 앞두고 '핵 능력'을 점검하고 과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국방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28일 서해상에서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통신은 "훈련은 장거리미사일 구분대들의 반격대응태세와 전투 능력을 검열하고, 미사일병들을 기동과 화력임무 수행 절차에 숙달시키며, 해당 전략무기체계의 신뢰성을 점검하는 데 목적을 뒀다"며 "전략순항미사일들은 1만199초(2시간49분59초)와 1만203초(2시간50분3초) 동안 서해 상공에 설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비행해 표적을 명중 타격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통신은 "김 위원장은 발사 훈련의 결과가 우리의 전략적 반격 능력의 절대적인 신뢰성과 전투력에 대한 실천적인 검증이고 뚜렷한 과시로 된다고 평가하며 크게 만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들에 대한 신뢰성과 신속 반응성을 정상적으로 점검하고 그 위력을 지속적으로 과시하는 것 자체가 안전 위협을 받고 있는 현 정세 국면에서의 책임적인 자위권 행사로, 전쟁 억제력 행사"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국가 핵전투무력의 무한대하고 지속적인 강화 발전에 총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 같은 보도와 함께 교량 위로 보이는 곳에서 실시된 순항미사일 발사 장면과 목표로 보이는 건물에 명중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이에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 25일 국방성 대변인 명의 담화와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실을 공개 보도한 데 이어 28일 연쇄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핵무력 강화 추진 의지를 드러낸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북한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공존을 위한 선의의 대화 재개 노력에 호응하고 안정적인 한반도 상황 유지에 동참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28일 오전 8시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쏜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분석 중"이라며 "북한의 추가 군사 동향에 대해 특별히 설명드릴 사항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핵무력 시위는 내년 초로 예정된 9차 당대회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됩니다. 북한은 9차 당대회를 통해 향후 5년간의 대외정책과 군사 노선 등 주요 정책 노선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최근 군사 분야 행보들은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국방 분야 성과를 점검하고 독려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4일 신형 대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했고, 25일에는 8700톤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는 북한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의 사진과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이라는 표현으로 미뤄 볼 때 이 잠수함은 핵추진잠수함으로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SLBM)과 순항미사일(SLCM)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국의 핵잠수함 '조지워싱턴함'이 부산자전기지에 입항한 것을 두고 미국이 엄중한 핵 불안정 요소를 항구 고착시키려 한다고 비난하는 한편, 미국의 핵무력 시위에 상응한 대응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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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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