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2026년 미국 줄이고 한국 늘려야

고밸류 미주식·달러보다 한국 IT·엔화로 무게 배분
AI, 현금 많은 기업 선별 투자…위험자산 기대수익 하락
지선부터 중간선거까지 이벤트 산재

입력 : 2026-0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2025년 자산시장을 달군 인공지능(AI) 열풍은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열기가 너무 뜨거웠던 만큼 그에 따르는 우려도 조금씩 생겨나면서 과열된 미국을 덜어 한국과 신흥국들도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는 조언도 따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중국의 재정지출 등 유동성이 더욱 증가해 자산가격을 올리겠지만 성장 기울기가 둔화될 시기를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동성 확대, 주식 일단 긍정적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에도 낙관적인 금융 환경 속에서 AI 투자로 인한 주식시장의 열풍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국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임기 종료에 맞춰 기준금리 인하 등 완화 기조를 강력하게 주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과 유럽도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정부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동성의 확장 기조가 이어질 경우 주식은 물론 금, 가상자산 등에 유입될 자금도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합니다.
 
삼성증권은 2026년 글로벌 자산 배분 보고서에서 골디락스 환경의 연장을 예상하면서도 AI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지속 여부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 정책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I 투자 전망이 낙관적일 경우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가 안정된 이상적인 환경) 골디락스가 유지되겠지만 우려가 커지면 종료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AI 기업들의 현금 여력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풍부한 유동성이 AI 테마 주변을 맴돌겠지만 이들도 AI 기업들의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성을 갖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클라우드 기업과 엔비디아, 애플 등으로 관심을 좁힐 것을 권했습니다. 
 
2025년 주식시장이 코스피 4214.14포인트로 마감했다. 거래 마지막 날 소폭 하락했지만 4200선은 지켜내면서 새 역사를 썼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주식·달러 고평가…‘리밸런싱’ 필요
 
이렇게 주식시장만 본다면 올해의 열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지만 전체 자산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우선 미국의 금리 인하가 불러올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연준은 하반기에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요. 그 영향으로 연초 한때 110을 넘기도 했던 달러인덱스는 하반기에 97대로 내려앉았습니다. 풀린 유동성에 비하면 여전히 달러 가치는 강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올해 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경우 달러인덱스 또한 하락 압력을 받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미국 주식의 매력이 약해질 경우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 주식은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선반영돼 주가수익비율(PER) 100배가 넘는 주식도 많습니다. 고성장 국면이 지속된다면 문제가 없는데 성장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 과도하게 오른 주가가 부담으로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경기 모멘텀 둔화가 진행 중입니다. 위험 선호도가 매우 높은 데 비해 기대수익은 작아진 만큼 반전 후 평균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요국의 실질 실효환율에서도 달러화가 고평가된 국면인 것이 부담입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994년 이후 달러화의 Z-스코어(평균값=0)는 2에 다가섰습니다. 표준편차의 2배라는 뜻으로 달러의 몸값이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반대로 엔화는 -2배에 가까운 초저평가 상태입니다. 원화도 –1배 미만의 저평가 상황이며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중간값 부근입니다. 
 
만약 미국 주식에서 매매 차익을 얻어도 강달러 현상이 약화될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환차손이 발생, 이익을 상쇄하게 됩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해 환차익까지 누렸던 투자자들로서는 고민이 될 지점입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2026년 리밸런싱을 주목할 키워드로 제시했습니다. 성장률 둔화, 물가 상승 리스크는 우려보다 크지 않다고 내다봤으나 우려를 털어내긴 불안감이 남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관세 부과에도 재고를 소진하면서 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제어했으나 올해는 인상된 관세 효과가 그대로 반영됩니다. 이에 하반기부터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승해 연준이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실제로 금리 인하가 중단되거나 관련 전망이 많아진다면 주식시장도 추가로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1년 유예한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이 올해 재개될 예정이다. 그에 따라 미국 내 물가와 금리는 물론 자산시장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30일 경주APEC 참석을 위해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해공군기지 의전실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반기 금리인하 쉽지 않을 것
 
중국과의 관세 협상도 변수인데요. 미국은 지난해 주요국들과 협상을 마무리했으나 중국과의 협상은 1년을 유예한 상태입니다. 미뤄둔 1년이 다가올수록 시장의 불안도 커질 전망입니다.
 
이에 많이 오른 미국 주식을 줄이고 한국과 신흥국 주식으로 배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주식시장 전망은 긍정적인 만큼 미국에 비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덜한 곳으로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주식에 대해 중립 의견을 낸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국가별 주당순이익(EPS) 전망에서 한국이 미국과 신흥국들을 앞선 것도 자산배분의 이유입니다. 
 
유동성 증가와 AI 주식에 대한 엇갈린 의견의 다른 한편엔 원자재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원의 무기화 트렌드를 감안해 희토류 등 광물 채굴 관련 기업과 우라늄에 주목할 것을 권했습니다. 구조적 성장이 예상되는 스테이블코인(핀테크), 방산도 관심 영역입니다. 
 
하반기 금리 인하가 쉽지는 않다면 이 시기엔 미국채가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올해는 굵직한 정치 정책 관련 이벤트들도 시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우선 5월엔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가 끝납니다. 그 전 유력한 신임 의장 후보가 부각될 텐데요.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에 맞춰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보에 따라 완화 정책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예상될지, 미국채금리 등 시장이 그에 어떻게 반응할지가 관건입니다. 
 
6월3일엔 국내에서 자치단체장을 뽑는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재명정부의 1년을 평가하는 성격도 있는데요. 주요 지역 후보가 정해지면서 공약도 함께 주목받게 될 전망입니다. 선거 때마다 대형 토목공사 공약이 등장할 텐데 주식시장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11월3일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도할 것들을 예상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물가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에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중국과의 협상 수위 조절 등이 예상됩니다. 
 
그에 앞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미국 정부가 부과한 관세가 적법한지, 기업들이 제기한 소송에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할 텐데요. 위법으로 판결할 경우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새해엔 도처에 깔린 지뢰를 피하는 것도 자산관리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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