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명절·민생지원 소비쿠폰 등 소비 진작 효과가 사라지면서 지난달 소매판매가 21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산업 생산과 투자는 소폭 반등했습니다. 정부는 소비 감소에 대해 전월 큰 폭으로 증가했던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설명하며 소비 개선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11월 산업활동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호황'에 생산 0.9% 증가…투자도 소폭 반등
국가데이터처가 30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 지수(계절조정)는 113.7(2020년=100)로 전월보다 0.9% 증가했습니다. 산업 생산은 최근 등락을 반복하는 흐름 속에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이 중 광공업 생산은 한 달 전보다 0.6% 증가했는데, 반도체(7.5%) 생산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서비스업 생산도 금융·보험(2.2%), 협회·수리·개인서비스(11.1%)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0.7% 늘었습니다. 다만 도소매업 생산은 1.6% 줄며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습니다.
투자 지표도 소폭 반등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에서 투자가 줄었지만, 일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에서는 늘어 전월보다 1.5% 증가했습니다. 건설기성(불변)도 전월보다 6.6% 증가했습니다. 토목(-1.1%)에서 실적이 줄었지만 건축(9.6%)에서 큰 폭으로 실적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추석 지나자 소비 급랭…"10월 소비 급증 역기저효과"
반면 지난 10월 반짝 상승했던 소비 지표는 지난달 다시 꺾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3.3% 감소했습니다. 작년 2월(-3.5%)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입니다.
소매판매는 지난 8월(-2.4%)과 9월(-0.1%) 감소한 뒤 10월(3.6%) 깜짝 반등했으나,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3%)와 의복 등 준내구재(-3.6%)에서 판매가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비내구재는 작년 2월(-5.4%)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 10월 소비 급증에 따른 역기저효과가 작용했다"며 "10월에 긴 추석 연휴가 있었고 반짝 추위로 겨울 의복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차가 있겠지만 환율 상승에 따라 수입 소비재와 직구 가격이 올라 소매판매 감소가 예상된다"고 내다봤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소매판매는 전월 3.6%로 큰 폭 증가했던 기저효과로 감소됐다"면서 "연휴 등 감안해 10~11월을 묶어서 보면 3분기 대비는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기 종합지수 흐름은 엇갈렸습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하면서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앞으로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재부는 "3년간 부진했던 소비가 개선되는 흐름이 여전히 있다"면서 "성장 모멘텀을 지속·확산시키기 위해 적극적 재정정책과 함께 내년 6월까지 자동차 개소세 한시 인하를 연장하는 등 내수 활성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3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