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인도 정부가 조선·해운업 육성을 위해 약 7조원 규모의 지원 정책을 최근 확정해 공개하면서 국내 조선업계와의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도가 중장기 국가 전략 차원에서 조선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 가능성도 점차 가시화되는 모습입니다.
인도 남부 지역에 위치한 코친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 제공)
최근 인도 정부는 ‘2030년 세계 10대 조선 강국’ 진입을 목표로 지난해 9월 조선업 육성 정책 기조를 발표한 데 이어, 최근 구체적인 지원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확정·공개했습니다. 이 정책은 인도의 중장기 국가 해양·조선 전략인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의 중기 목표에 해당하며, 인도 정부는 최종적으로 2047년까지 글로벌 해양 국가 5위권 진입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자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할 경우, 선박 종류에 따라 건조 비용의 15~25%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기로 확정한 점입니다. 지원 대상에는 일반 상선은 물론, 대형 선박과 특수선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도 정부는 해운업 육성을 위해 현재 약 1500척 수준인 상선 규모를 2047년까지 2500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2040년까지 자국 조선소에서 유조선 112척을 건조할 계획을 세운 상태로, 해당 선박들 역시 보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인 인도가 에너지 수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적 선대 확대에 나서는 만큼, 발주 물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선소 인프라에 대한 지원도 강화됩니다. 그동안 조선소 건설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주정부의 지원금을 중복해 받을 수 없도록 했던 규제도 완화돼, 향후 신규 조선소 설립이나 기존 조선소 확장 시 재정 지원 활용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정책 확정에 따라 인도에 진출한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HD현대는 지난해 12월 초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정부와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신규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인도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와 MOU를 맺고 설계·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력 역량 강화 등 협력을 진행해 왔으며, 11월에는 협력 범위를 함정 사업까지 확대했습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9월 인도 스완조선소와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하며 인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신조 선박 설계·구매·생산관리(EPM)와 해양 프로젝트 분야 협력 가능성을 검토 중입니다. 한화오션도 힌두스탄 조선소를 포함한 다수 인도 조선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기술 협력과 장기 파트너십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가 조선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기술력과 생산 경험을 갖춘 한국 조선사들에 대한 협력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며 “인도는 자국 발주 선박 수요까지 확보돼 있고 인건비도 저렴하기 때문에 좋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