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국내 대표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에도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체질 개선의 성과로 계절적 변동성은 완화되고 수익성은 개선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나아가 양사는 AI가 ‘피지컬 AI’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핵심 부품 공급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는 양상입니다.
삼성전기 수원 사업장. (사진=삼성전기)
1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2조8403억원, 영업이익 2284억원으로 전망됩니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은 매출액 7조6436억원, 영업이익 3775억원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적 발표에서 이와 유사한 지표가 나올 경우 삼성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14%, 영업이익은 2배 가까이 증가하게 됩니다. LG이노텍 역시 매출은 약 15%, 영업이익은 약 65% 늘어나는 셈입니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양사의 사업 구조 전환이 꼽힙니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에서 전장과 AI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를 확대하며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여기에 전장용 카메라 모듈과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의 판매도 늘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LG이노텍은 아이폰17 판매 호조의 영향을 받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통해 실적 안정성을 높이고 계절성을 완화했습니다. 5G 통신 확산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고성능화 흐름에서 모바일용 반도체 기판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스마트폰용 무선주파수-시스템인패키지(RF-SiF) 등 고부가 반도체 기판 제품의 판매도 증가했습니다.
LG이노텍 마곡 본사. (사진=LG이노텍)
나아가 양사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구상입니다. 우선 삼성전기는 MLCC와 FC-BGA 등의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로봇 및 AI용 부품 공급 확대를 추진 중입니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삼성전자 단독 전시장에서 “휴머노이드는 가장 어려운 점이 손”이라며 “그 손에 들어가는 액추에이터(작동장치) 쪽 진출도 살펴보고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LG이노텍 역시 로봇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업해 ‘비전 센싱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며,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AI에 카메라 모듈 공급을 확정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AI가 피지컬AI로 넘어가는 과정인 만큼, 부품사들도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지난 CES 2026에서 대다수 기업들이 로봇을 들고 나오지 않았나”며 “FC-BGA 등 관련 부품에 대한 수요가 오르는 만큼 이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