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호황에 총수 일가 ‘주담대’ 비중 1년새 절반 수준 급감

주담대 비중 59.7%→29.6%로 ‘뚝’
삼성가, 주담대 증가액 1위…5900억↑

입력 : 2026-01-20 오후 1:54:4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국내 50대 그룹의 오너 일가 주식담보 대출 비중이 1년 새 절반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증시 호황에 따라 담보로 제공된 보유 주식 가치가 상승한 덕분입니다. 또한 다수의 오너의 담보대출 상환이 함께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증시 및 환율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 12일 기준 50대 그룹 오너 일가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한 결과 28개 그룹 176명 가운데 130명이 대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132명 대비 2명 줄어든 수치입니다.
 
이들의 담보대출 총액은 89300억원으로 지난해 88810억원 대비 490억원가량 늘었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상승해 주식 가치가 늘면서 담보로 제공해야 하는 주식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오너 일가의 지난해 담보 비중은 59.7%에 달했는데, 올해는 29.6%로 떨어졌습니다.
 
통상 오너 일가는 경영 자금 마련, 승계 자금 확보.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돈을 빌립니다. 대주주 일가는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더라도 의결권은 유지할 수 있기에 경영권 행사에는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다만, 주가가 담보권 설정 가격 이하로 떨어질 경우 마진콜(투자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증거금 요구) 또는 반대매매(강제 일괄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지만, 최근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해 이 같은 리스크가 사라진 셈이 됐습니다.
 
삼성가, 주담대 증가액 1
 
올해 주식담보 대출 증가액이 가장 큰 그룹은 삼성이었습니다. 삼성가의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의 주식담보 대출은 지난해 32728억원에서 올해 38628억원으로 5900억원 늘었습니다. 홍 관장은 지난해 21200억원에서 4550억원 늘어난 25750억원을 대출했고, 이서현 사장의 대출액도 5728억원에서 7578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반면 이부진 사장의 주식담보 대출액은 5800억원에서 5300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삼성 다음으로 담보대출 규모가 늘어난 그룹은 셀트리온입니다셀트리온 보유 주식 가운데 절반가량을 담보로 2897억원(지난해 1월 기준)을 대출 받았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대출액은, 1년 새 1239억원 늘어 4127억원이 됐습니다.
 
경영권 분쟁을 겪거나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오너 일가의 대출액도 늘었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는 지난해 공동명의를 포함해 18명이 총 4895억원을 대출받았지만, 1년 새 5603억원으로 708억원 증가했습니다. 한화그룹 오너 일가도 주식담보 대출액이 489억원 증가했는데,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180억에서 380억원으로 200억원 증가했고,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580억원에서 940억원으로 36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050억원에서 990억원으로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122억원에서 116억원으로 각각 담보대출 규모가 감소했습니다.
 
효성·DB·롯데 등 대출액 감소
 
주식담보 대출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효성으로, 효성그룹의 오너 일가 주식담보 대출금은 지난해 8358억원에서 올해 2080억원으로 6278억원 줄었습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계열사의 보유 지분을 담보로 5959억원의 대출을 받았지만 1년 새 92%가량 감소해 444억원으로 축소됐습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도 같은 기간 효성, HS효성, HS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한 대출금에 2407억원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113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밖에 주식담보 대출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DB, 롯데 순이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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