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부담 덜며 KB금융 '리딩금융' 굳히기

입력 : 2026-01-21 오후 4:51:01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은행권 LTV 담합 의혹 관련 과징금 규모가 대폭 낮아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이 한숨 돌릴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에서는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과징금 규모를 1조원 수준으로 예상했었지만 실제 과징금은 2700억원 수준으로 대폭 낮아졌습니다. 금융지주가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 가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KB금융(105560)이 2년 연속 실적 1위(리딩금융)자리를 지킬 것을 보입니다.
 
과징금 선반영 부담 덜어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의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2조766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18조57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년 2024년 대비 2조원 넘게 많은 규모로 역대 최대치입니다.
 
연말연초 증권사들은 금융지주사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은행권은 LTV 담합 건을 비롯해 홍콩H지수 기준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과징금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4분기 충당금으로 선제적으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LTV 담합 관련 과징금 규모가 대폭 낮아지면서 실적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23년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KB금융의 지난해 연간 예상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4.7% 오른 5조8199억원입니다. 신한지주(055550)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전년 대비 15.7% 증가한 5조1511억원입니다. 하나금융은 4조8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해, 4조 클럽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금융은 전년 대비 7%가량 오른 3조3042억원의 당기순이익 달성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에 따라 이자이익 대신 기업대출과 비이자이익 확대로 실적 개선을 이뤘습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 들어서면서 은행권 핵심순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국은행의 5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에 큰 고비는 넘겼습니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역대급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밝지만은 않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교육세율 인상·대출 규제 겹악재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를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은 밝지만은 않습니다. 교육세율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생산적금융 확대 요구까지 각종 부담 요인이 동시에 겹치며 영업 환경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자마진 확대 등 전통적인 수익 채널로는 역대급 실적을 이어가기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먼저 은행 NIM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번번이 엇갈리는 가운데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으로 대출 성장 여력은 제한되고 있습니다. 은행권 NIM은 당초 기대와 달리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1bp(0.01%p)가량 소폭 하락하는 등 정체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입니다. 대출금리는 '이자장사'에 대한 비난여론, 정책 환경 탓에 과거처럼 탄력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한 올해부터 수익금액 1조원을 초과하는 금융·보험사에 적용되는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0%로 2배 인상되면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금융권에서는 약 60여개 대형 금융·보험사가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교육세를 추가 부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은행권만 놓고 보면 연간 5000억원 안팎의 세금 부담 증가가 예상됩니다.
 
그동안 금융권은 교육세가 목적세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며 인상에 강하게 반발해왔습니다. 여기에 올 상반기부터 시행될 은행법 개정안은 교육세나 각종 출연금을 대출 가산금리에 반영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최종 비용 부담을 가격에 전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비용 증가는 곧바로 순이익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확대 기조 역시 은행 수익성에 도움이 될지 불투명합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비중을 줄이고 중소·중견기업과 혁신기업 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습니다. 가계대출 비중과 기업대출 비중을 50대50으로 유지해왔지만 기업대출 확대가 불가피합니다. 정책 방향에는 부합하지만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지고, 보통주자본(CET1) 비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자이익 대체로 꼽히는 비이자이익 확대도 쉬운 상황이 아닙니다. 은행들은 자산관리(WM) 경쟁 강화와 기업투자금융(CIB) 확대를 통해 수수료 기반 수익을 키우고 있지만, 고난도 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 강화 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영업 확대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서민금융 출연금 요율 인상, 소비자 보호 책임 강화 입법 논의 등 추가 비용 요인도 대기 중입니다. 금융권에서는 규제와 정책 부담만으로도 연간 2조원 이상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기에 정책 변수로 인해 이자이익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각 금융지주의 자본 관리 능력과 리스크 통제, 비은행 경쟁력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가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 가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KB금융지주가 실적 1위(리딩금융)자리를 지킬 것을 보인다. 사진은 4대 금융지주 본점 건물 모습. (사진=각 사)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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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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