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합당 무용론'…정청래에 '릴레이 반기'

반대파, 합당시 중도층 이탈 '우려'
전 당원 조사에도 "당 분열할 것"

입력 : 2026-02-05 오후 5:32:16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제안한 이후 당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합당 제안 방식과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넘어 합당의 실익이 없다는, 이른바 '합당 무용론'이 당 내부에서 힘을 받는 모양새입니다. 정 대표가 꺼내든 '전 당원 여론조사' 카드도 '당 분열'을 우려한 당내 인사들의 비판에 막혀 현실화될지 불투명합니다. 전·현직 최고위원부터 현역 초선 의원들까지 합당 논의를 멈춰야 한다는 당내 비판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면서 합당을 둘러싼 갈등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초선의원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 '합당 반대' 51%…반대파 "지선 이후 논의해야"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는 결국 중도 확장에서 결정되는데 중도층이 고개를 젓고 있다"며 "정청래 대표가 합당의 이유로 내세웠던 지방선거 압승 명분보다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그야말로 냉정한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이 오히려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서 지방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앞서 이날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결과(2월2~4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무선 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전체 여론은 합당에 대해 '반대' 44%, '찬성' 29%로, 부정적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특히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도 '반대' 51%, '찬성' 25%로, 합당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찬성' 47%, '반대' 38%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더 높았습니다. 민주당의 합당 추진에 대한 민심과 당심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 겁니다. 이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이전 합당의 당위성은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대표 체제 때 최고위원을 지낸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를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와 함께 정 대표의 전 당원 여론조사 실시 제안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전현희 의원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전 당원의) 찬반으로 이렇게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잠깐 (합당의 논의를) 멈춰서고 얼마든지 좀 시간을 벌어서 통합에 대한 당원들의 생각을 묻는 절차가 좀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준호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전 당원 여론조사 또는 전 당원 찬반 투표를 하면 당론이 분열한다"며 "잠시 논의를 멈춘 다음 숙의 과정 자체를 물밑으로 내려서 진행할 수 있게 기구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박홍근 의원은 정 대표가 전 당원 여론조사를 강행할 경우, 합당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박 의원은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정 대표가) 강행한다면 (반대의)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목소리를 집단적으로 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그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습니다.
 
민주당 내 원외 최대 친명(친이재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합당 중단 촉구' 서명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 만에 권리당원 약 2만8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대략 120만명에 달하는 전체 권리당원 중 15만명의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청래 "경청의 시간 갖겠다"…더민초 "찬성 의원 극소수"
 
이런 상황에서 정 대표는 뒤늦게 합당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습니다. 정 대표는 이날 당내 초선 의원을 시작으로, 6일 3선 의원과 4선 이상 중진 의원, 10일 재선 의원들과 연이어 만나며 합당과 관련한 의견을 듣고 설득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정책 의원총회에서 앞선 모두발언에서도 "합당 선언을 한 게 아니라 합당 추진에 대한 제안을 했다"며 "연쇄적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경청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습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의원총회에선 정 대표 발언 외에 합당과 관련한 개별 의원들의 언급은 따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초선 의원들과의 만남에서 "경청의 시간을 갖겠다"면서도 "당원들이 가라면 가고 멈추라면 멈추겠다"며 전 당원 여론조사 및 투표 실시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의원들의 의견 수렴을 정 대표가 형식적 절차로 인식하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민주당의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대표인 이재강 의원은 "합당 찬성 의원이 극소수"라며 지방선거 이후 합당을 논의하자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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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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