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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1일 11: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건설과 환경 중심 사업구조에서 완전히 탈피해 반도체 유관 사업을 축으로 하는 ‘하이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플랜트와 건축에 치중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반도체 소재 및 가공, 산업용 가스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재편하며 그룹 핵심 동력인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SK에코플랜트)
1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의 체질개선은 공격적인 자회사 편입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지난 2024년 11월, 디스플레이와 정유 공정에 필수적인 산업용 가스를 생산하는 SK에어플러스와 반도체 가공 및 유통을 담당하는 홍콩 소재 법인 에센코어를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관련 4개사의 지분을 이전받으며 하이테크 부문의 진용을 갖췄다.
이들 신규 자회사는 계열 내 안정적인 영업기반을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성을 나타내고 있다. 2024년 기준 SK에어플러스는 3233억원의 매출과 9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8.1%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반도체 가공 및 유통을 맡은 에센코어는 1조 101억원의 매출과 12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프리커서 소재 전문인 SK트리켐은 31.7%의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49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외에도 식각공정 특수가스를 다루는 SK레조낙(23.7%), 포토공정 감광소재의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18.3%), OLED 소재의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23.4%) 등이 모두 두 자릿수 수익성을 기록하며 회사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중심의 하이테크 사업을 강화하는 대신, 그간 성장이 정체됐던 환경과 에너지 부문은 과감히 축소하며 재무부담 완화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리뉴어스와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 등 국내 환경사업 관련 3개사를 사모펀드 KKR에 총 1조 7200억원 규모로 매각하며 국내 환경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현금 확보 작업이 이어졌다. 회사는 협력관계인 미국 블룸에너지 지분 일부를 지난해 7월 약 3800억원에 처분한 데 이어, 4분기 중 잔여 지분 대부분을 약 1조 1000억원에 추가 매각했다. 이러한 자산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은 그간 공격적 투자로 불어났던 차입금을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
(표=한국신용평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성과는 실적 지표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8조 7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나 급증했다. 이는
SK하이닉스(000660)의 M15 및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계열사 공사 수익이 크게 늘어난 데다, 신규 편입된 하이테크 자회사들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영업이익 또한 3분기 누적 36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당기순이익이다. 그간 과중한 이자비용 등으로 손실을 보기도 했으나, 지난해에는 블룸에너지 지분 매각 처분이익 2729억원과 잔여 지분의 평가차익 약 9500억원이 반영되면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8033억원으로 크게 올랐다.
재무안정성 지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총차입금은 6조 1897억원, 순차입금은 4조 9932억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237.6%에서 지난해 3분기 218.6%로 하락하며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장수명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풍부한 계열사 공사 물량과 하이테크 자회사들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력을 바탕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을 통제해 나갈 전망”이라며 “특히 SK하이닉스 등 그룹 주력 계열사의 투자가 집중되는 AI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분야의 수주를 확대해 사업 안정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