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윤금주 수습기자] 정부가 예정대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4년 만에 재개합니다. 5월10일 중과 부활을 출발점으로, 등록임대사업자 세제 특례도 손질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세제 압박으로 다주택자 매물을 늘려 주택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겠다는 판단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고 82.5%' 세율…5월10일부터 중과
재정경제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2일 합동 브리핑을 열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예정된 일몰 기한인 2026년 5월9일 종료한다"고 최종 발표했습니다.
오는 5월10일부터 다주택자가 양도하는 조정대상지역 주택의 양도차익에는 최고 75%(지방세 포함 82.5%) 세율이 적용됩니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각각 더해집니다.
다만 정부는 계약 기준을 보완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중과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5월9일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지급을 증빙하면, 잔금 지급과 등기 이전을 위한 기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해당 유예기간은 차등 적용됩니다. 기존 조정대상지역인 서울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소재 주택은 계약일부터 4개월 이내 잔금·등기를 완료하면 중과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10·15 대책에서 신규 지정된 조정대상지역 소재 주택의 경우, 6개월 안에 완료하면 됩니다. 신규 지정된 점을 고려해 2개월의 여유 기간을 추가 부여한 것입니다. 가계약이나 사전거래약정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제도상 실거주 의무를 한시적으로 완화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을 매수하려면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 실거주해야 하지만, 세입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책 발표일인 2월12일 현재 체결된 임대차계약이 있다면, 주택 매수인에게는 임대차 '최초 종료일'까지 입주 의무가 유예됩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로 연장되는 기간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매수인은 2028년 2월11일까지 실거주를 시작해야 하며, 임대차 기간이 그 이후까지 남아 있더라도 유예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상 전세 계약이 통상 2년 단위로 체결되는 점을 고려해, 최초 계약기간까지 인정하는 식으로 선을 그은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담보대출 전입신고 의무는 '대출 실행일부터 6개월' 또는 '임대차계약 종료일부터 1개월' 중 더 늦은 시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거주 의무만 완화할 경우 대출을 활용한 매수가 사실상 막힐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입니다.
이 같은 실거주 의무와 주택담보대출 전입신고 의무 완화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매도하는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유주택자의 '똘똘한 한 채' 갈아타기 수요를 차단하고, 실수요 중심 거래만 열어두겠다는 설계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주택자에게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수)가 가능해지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재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윤덕기 금융위원회 거시금융팀장(왼쪽), 박준형 국토교통부 토지정책관(오른쪽)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및 보완 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장특공 70%'도 손질 수순…2028년 등록임대 물량 '정조준'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이날 등록임대주택에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의 존속 여부와 관련해 "등록임대 의무임대 기간이 지난 뒤에도 양도세 중과에서 배제되고 있는데, 이를 무제한으로 계속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는 의무임대 기간을 모두 채운 등록임대주택에 대해서도, 일정 시점 이후에는 일반 다주택자와 동일하게 중과세를 적용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등록임대사업자는 의무임대 기간을 준수하면 '양도세 중과 배제'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70%' 혜택까지 받아 왔습니다. 중과를 다시 적용해도, 장특공 70%가 그대로면 실질 세 부담이 크게 줄어 '버틸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장특공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도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이 배경에는 제도 적용 대상 물량의 의무임대 기간 종료가 임박한 상황이 맞물려 있습니다.
2020년 7·10 대책으로 아파트 신규 등록임대가 중단된 이후, 당시 등록된 물량의 의무임대 기간이 2028년을 전후해 순차적으로 종료됩니다. 해당 물량의 시장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의무임대 종료 직후 곧바로 특례를 폐지하기보다는, 1~2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장특공 70%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