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일촉즉발…최악 땐 유가·환율 '동시 쇼크'

협상 결렬 대비해 '전시 체제'…"몇 주 내 전쟁 위험 90%"

입력 : 2026-02-19 오후 6:17:26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중동 긴장이 '협상 교착'에서 '직접 충돌 국면'으로 급전환 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한국 경제가 '이중 충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합의 거부 시 제거"…'전면전' 시나리오 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이 합의를 거부할 경우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한 정권'에 의한 잠재적 공격을 제거하기 위해 섬을 사용해야 할지 모른다"며 영국에 디에고 가르시아 섬을 반환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는 영국이 차고스 제도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는 협정을 추진 중인 데 따른 발언입니다. 제도 최대 섬인 디에고 가르시아에는 미국과 영국의 공동 군사기지가 있습니다. 
 
백악관도 같은 날 "이란을 공격할 충분한 이유와 논거가 있다"고 밝히며 압박 수위를 높였습니다. 전날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2차 핵 협상은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종료됐습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해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절대 양보할 수 없는 조건)을 이란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했다"며 "대통령은 미국이 보유한 강력한 군사력을 사용할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악시오스> 등 외신은 현재 상황을 단순한 외교 압박 단계가 아닌 실제 전쟁 준비 국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WSJ>은 이란이 군 지휘권 분산, 핵시설 요새화, 병력 전진 배치 등 사실상 전시 체제에 준하는 조치에 들어갔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고위급 당국자 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란 대응책을 논의했습니다. 모든 선택지는 이란 정권과 이란에 우호적인 지역 세력에 대한 피해를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는 전언입니다. <WSJ>는 미국과 해외 당국자를 인용해, 이들 선택지에는 정치·군사 지도자 제거 작전과 핵·탄도미사일 시설 등 특정 목표물을 타격하는 공중 공격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전력을 호르무즈 해협에 전진 배치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로, 이란은 군사 공격을 받을 경우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냈습니다. 체제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지렛대로 삼겠다는 계산입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한 참모는 "일부 인사는 대통령에게 전쟁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지만,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의 무력 행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90%"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아라비아해에서 촬영된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구축함과 군수지원함이 함께 배치돼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란 최후의 카드 '호르무즈'…에너지 의존 한국 '직격'
 
실제 무력 충돌이 벌어질 경우, 미국의 군사작전은 지난달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감행한 정밀 타격과는 달리 수 주간 이어지는 대규모 전쟁 수준의 작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교체'를 거듭 언급하며 군사작전을 감행할 경우 그 목표가 핵 프로그램을 넘어 정권교체까지 겨냥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미군은 항공모함 전단을 이란 인근 오만만 해역에 배치하고, 최근 24시간 동안 F-35와 F-16 등 전투기 50여대를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장시간 공습 작전을 지원할 공중급유기가 대거 동쪽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그러나 이란도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를 수 시간 동안 봉쇄하고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해협 봉쇄 능력을 과시하며 맞불을 놓은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이란은 19일 오만만에서 북인도양으로 이어지는 해역에서, 러시아와 연합으로 해상 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우군과의 공조를 통해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에는 분쟁이 국지전 수준에 머물렀지만, 현재 국면은 다릅니다. 미국·이란 직접 충돌이 현실화할 경우, 경우 가장 큰 충격은 에너지 시장을 통해 나타날 전망입니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70% 이상과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3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구조입니다. 해협이 봉쇄되거나 통항이 제한될 경우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유가 상승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원유 수입에 필요한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직결되는 구조입니다. 유가 급등과 원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이중 충격' 시나리오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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