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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23일 16: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LS(006260)전선이 미래 먹거리인 해저케이블 시장, 특히 북미 지역 선점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회사는 현지 생산거점 확보를 통해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응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해상풍력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조 단위에 육박하는 설비투자(CAPEX)와 포설선 건조 비용 등으로 인해 중단기적인 재무부담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LS전선)
미국 현지 CAPA 확보 위해 자본확충 이어져
23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현재 미국 해저케이블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현지 법인인 LS그린링크를 내세워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약 6억 8000만달러(약 9000억원)에 달한다. 해당 공장은 오는 2027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LS전선이 미국 내 해상풍력 공급망 구축의 핵심거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초고압 직류송전(HVDC)과 해저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지 생산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LS전선은 미국 공장을 통해 현지 조달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물류비 절감과 수주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LS전선은 적극적인 자본 확충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12월, 회사는 총 155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 전액을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위한 시설 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LS전선은 이 외에도 지난해 11월 2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하는 등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다양한 재무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이는 본업에서 창출되는 이익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대규모 투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재무부담에도 회사는 미국 신규 공장이 완공되고, 현재 진행 중인 해저케이블 포설선(CLV) 투자가 마무리되면 탄탄한 수익구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S전선은 약 3458억원을 투입해 2028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포설선을 건조 중이며, 이를 통해 케이블 생산부터 시공까지 수행하는 역량을 갖춰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CAPEX 지속에 순차입금 1.6조원 달해
다만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 이면에는 급격히 불어난 차입금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약 2조 8122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이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단기차입금과 사채 비중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단기적인 자금 압박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약 1조 2440억원 수준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현금성자산의 확대 속도가 빨라졌다는 사실이다. 2024년 말(7226억원) 대비 약 72% 급증하며 유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차입금 규모가 절대적으로 크지만, 보유 현금이 크게 늘어난 덕분에 전체 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1조 6085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4년 말(2조 714억원)과 비교해 약 4600억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관건은 확대된 재무부담을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느냐다. 투자업계에서는 LS전선의 수주 잔고와 그에 따른 선수금 유입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해저케이블 사업의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면서 연결 기준 계약부채(선수금 등)는 2023년 말 1674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934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수주 선수금은 외부차입 없이도 투자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어 실제 재무부담을 완화하는 완충 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순차입금이 선수금 대거 유입에 힘입어 2024년 말(2조 714억원) 대비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연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창출력 또한 2024년 4827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4015억원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이고 있다.
김규완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개한 신용평가보고서에서 "LS전선이 대규모 투자 집행에 따라 중단기적으로 차입부담 확대가 예상되지만, 확대된 EBITDA와 해저케이블 수주 관련 선수금 유입 등을 통해 재무부담을 적절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LS전선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유상증자와 EB 등)현재 확보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장기 회사채 전환 등 차입 구조 최적화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라며 "부족한 투자재원은 대규모 수주에 따른 선수금 유입과 영업현금흐름이 견조해 문제가 없다. 철저한 현금흐름 관리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