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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1일 14: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에쓰오일(
S-Oil(010950))이 정유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근본적으로 바꿀 '샤힌 프로젝트'의 상업 가동을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초 본격적인 가동을 앞둔 가운데, 에쓰오일이 현재 석유화학 업계 최대 변수인 '차이나 리스크'를 극복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수익구조를 안착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에쓰오일)
세계 최초 'TC2C' 도입…압도적 원가경쟁력으로 ‘승부’
11일 업계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 경쟁력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공정에 있다. 해당 기술은 원유를 석유화학 원료로 직접 전환하는 공법으로, 기존 정유 설비와의 높은 통합도를 자랑한다. 일반적인 나프타분해시설(NCC)과 달리, 샤힌 프로젝트의 스팀 크래커는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저부가가치 유분을 직접 활용할 수 있어 원가 절감 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이를 통해 에틸렌 기준 연간 180만톤 규모의 대규모 생산능력(CAPA)을 확보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TC2C 공정이 도입될 경우 기존 NCC 대비 제조원가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저가 공세와 공급 과잉으로 국내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저하된 상태에서 에쓰오일이 이와 같은 혁신 기술 도입을 통해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에쓰오일이 석유화학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정유 부문에 과도하게 쏠린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25조 4544억원 가운데 정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8.7%로 절대적이다. 반면 석유화학 부문의 매출 비중은 12.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유 산업은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 환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약점이 있다.
실제로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은 2022년 3조 4052억원에서 2024년 4222억원으로 큰 폭의 등락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로 정유 부문 실적이 저조했지만, 하반기 들어 러시아 설비 가동 차질과 미국의 정제설비 폐쇄 등 글로벌 공급 축소로 정제마진이 일부 회복되면서 수익성을 간신히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업계 한 전문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면 고부가가치 올레핀 제품 생산 능력이 크게 제고돼 정유 업황이 부진할 때 석유화학 부문이 실적을 받쳐주는 상호 보완적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시장 불확실성 ‘여전’
다만 샤힌 프로젝트를 통한 수익성 개선의 최대 난제는 중국 중심의 공급 과잉 기조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증설을 지속하면서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의 회복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실제로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2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이는 아로마틱 제품군(PX 등)의 스프레드가 약화된 가운데 중국의 내수 경기 둔화가 겹친 결과다.
시장에서는 샤힌 프로젝트가 완공되는 2027년에도 이러한 공급 과잉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 집행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할지 지켜봐야 할 이유다. 다만 에쓰오일은 단순한 물량 공세가 아닌, 아람코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품질 제품과 고도의 효율성을 통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관리도 핵심 과제다. 2023년부터 샤힌 프로젝트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에쓰오일의 순차입금 규모는 2023년 말 3조 861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6조 7703억원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138.7%에서 189.0%로 51,3%포인트나 상승했다.
그럼에도 시장이 에쓰오일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배경에는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강력한 지원 의지가 있다. 자회사 AOC를 통해 에쓰오일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는 아람코는 원료 공급부터 기술 지원, 자금 조달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의 우수한 대외 신인도가 에쓰오일이 앞으로도 대규모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는 자원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한편 에쓰오일은 최근 아람코 계열사 사우디 베이식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BIC)과 폴리에틸렌(PE) 제품의 안정적인 해외 판매를 위한 수출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올해부터 2030년 12월까지 5년간 진행된다. 계약기간 동안의 추정 공급 물량과 예상 국제가격 및 환율을 기준으로 산정한 계약금액은 약 5조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