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인구 40억에 시장규모 5조달러인 저소득층 저가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코트라가 23일 '신흥시장 40억 저소득층에 주목하라' 보고서에서 저가시장을 공략한 18개국 23개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 전력 부족 나라에 히트한 저가상품
보고서는 아프리카 동쪽 인도양 남서부에 있는 섬나라인 모리셔스의 터프 스터프 그룹(Tough Stuff Group)은 5.7와트의 발전이 가능한 9달러짜리 소형 솔라 패널(Solar Panel)을 개발해 연 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전력 공급율이 10∼20%에 불과한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국가의 지방 주민들에게 휴대폰 충전과 손전등용 전기의 공급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력과 인터넷 서비스를 제대로 공급 받지 못하고 있는 인도 시골지역에서는 자동차 배터리에 연결해서 충전이 가능한 저가 PC와 브로드밴드 서비스가 인기다.
인도 최초의 컴퓨터기업인 HCL이 개발한 이 상품은 46만원대의 저가에 팔리고 있다.
또한 독일의 에디스 엔지니어링(Addis Engineering)은 전력부족이 심각한 나이지리아 시장에 들어가 소형발전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 빈곤층 소득수준에 맞춘 저가상품
필리핀의 줄리스 베이크샵(Julie's Bakeshop)은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는 필리핀의 절대 빈곤층에 현지 유명 제빵업체 빵 가격의 5분의 1이 되지 않는 50원짜리 빵을 히트시켰다.
이 회사는 연 1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필리핀 전역에 5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브라질의 보험회사인 브라데스코(Bradesco)는 월 2000원짜리 보험 상품으로 올 7월 현재 총 30만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사고 사망시 유가족에게 1300만원을 지불하는 이 상품은 마약, 총기 밀매 등 조직범죄의 본거지인 빈민가 거주 저소득층이 주 고객층이다.
◇ 저가 시장 공략한 한국기업은?
세계의 저가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에는 한국 업체들도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에 도시락면을 출시한 한국야쿠르트는 1일 100만개, 연간 3억6000만개의 도시락면을 팔아 연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 소비층은 월 소득 350달러 이하의 저소득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빈부격차가 심해 저소득층의 비중이 높은 터키에서는 한국의 도루코가 저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밖에도 기아자동차는 부품수출 후 조립 생산한 프라이드 자동차로 이란 승용차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고, 파키스탄에서는
LG전자(066570)의 풀-멀티미디어 폰(Full-Multimedia Phone)이 저소득층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는 "저개발국 저소득층 시장은 침체된 선진국 시장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조사는 높은 기술의 고가 제품이 아니더라도 잘 찾아보면 충분한 시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