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 한도 안건이 부결되더라도 기존 한도를 승계하는 정관 신설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사 고액 보수 안건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 등 금융당국의 견제가 강화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주주의 거부권을 무력화해 주주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20일 정기 주주총회에 보수 한도 안건 부결 시 종전 가결된 한도 내에서 보수를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제44조 신설안’을 상정합니다.
현재 다올투자증권의 이사(감사위원 아닌) 보수 한도는 80억원으로, 지난해 실제 지급 총액(약 27억1000만원)의 3배에 달합니다. 특히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은 이 회사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2024년에도 16억원의 보수를 수령해 비판이 일었으며, 지난해 상반기에도 9억원을 가져갔습니다.
출처=금융감독원 공시 분석, 제작=뉴스토마토
최근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이 ‘상법상 특별이해관계’ 규정 적용을 받게 되면서 대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 안건 부결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이에 다올투자증권이 부결 시에도 기존 한도를 승계하는 조항을 마련한 것은 주총의 고유 권한인 보수 결정권을 와해하는 ‘초법적 발상’이란 지적입니다.
주총 의안 평가 기관의 한 전문가는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이병철씨가 (상법 규정상)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기에 벌어진 꼼수로, 작년 남양유업 대법원 판례의 기조에 반하는 일”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사회 축소, 이해상충 논란도
지배구조 퇴행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사 정원을 9인에서 7인으로 축소하고 사외이사 임기 제한을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안건도 올랐습니다. 이사회 슬림화는 경영진의 장악력을 높이고, 임기 연장은 감시자와 피감시자 간 유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아울러 지배인 선임 및 지점 설치 권한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게 위임하는 조항도 신설됩니다. 경영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이사회의 사후 감독권을 약화시키고 구조조정과 핵심 인사를 대표이사 1인의 독단에 맡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 축소 및 권한 위임 안건도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회사는 이사 정원을 9인에서 7인으로 축소하고 사외이사 재임 기간을 5년에서 6년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습니다. 이사 수가 줄어들면 경영진이 이사회를 장악하기 쉬워지며, 임기 연장은 유착 가능성을 높입니다.
사외이사 후보자들의 이해상충 리스크도 부각됩니다. 한종복 후보는 과거 계열사 임원 출신이며, 문종국 후보는 현직 부동산 리츠(스타에스엠리츠) 대표이사입니다. 특히 부동산 PF가 주 수익원인 증권사의 사외이사를 현직 부동산 투자사 대표가 맡는 것은 미공개 정보 유용이나 기회 유용의 위험이 상존합니다. 상근 직책을 가진 인사의 겸직으로 인한 업무 충실도 저하 우려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문 후보의 경우 직전까지 다올저축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다올저축은행은 최근 부동산 PF 부실로 다올투자증권과 더불어 지난해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경영 위기를 겪었습니다. 한국기업평가는 작년 말 다올투자증권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다올저축은행에 대한 추가 재무 지원 가능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자회사에 몸담았던 인물이, 이제는 자회사 지원 여부를 결정할 모기업 사외이사로 영입되는 것은 이해상충을 낳는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해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보수 한도 안건 부결 시 당연히 재상정할 계획이며, 정관 신설은 임시주총 개최 전까지의 공백기를 대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이사회 축소 및 권한 위임에 대해서는 “업계 표준 최적화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조치이며, 사외이사 겸직 역시 국내 업계의 일반적인 사례”라고 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