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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6일 18:3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가 실적 악화와 이자부담 가중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필름사업 중단이라는 초강수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하락했고,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이 이어지며 차입금에서 발생한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추월했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사업들마저 업황 부진에 가로막히면서 회사의 재무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회사는 올해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시장을 적극 공략해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것 예정이다.
(사진=코오롱인더스트리)
구조조정 무색한 성적표…영업이익 31% 급감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 8734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089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도 영업이익인 1587억원과 비교해 31.3%나 감소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회사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단행한 고강도 구조조정의 실효성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한때 주력사업이었던 필름 부문의 만성적인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사업 중단 및 매각을 완료했다. 하지만 필름사업을 떼어낸 뒤에도 실적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사업구조 재편이 전체 실적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출한 연간 이자비용(현금흐름표 기준)은 1147억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 1089억원을 상회하는 규모다.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으로 떨어지면 잠재적인 부실 징후로 간주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현재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며 사실상 영업으로 번 돈을 모두 금융비용을 갚는 데 쏟아붓고 있는 '벌어서 이자 갚기 바쁜' 형국이다.
이러한 이자부담은 과거 단행했던 대규모 CAPEX와 사업 확장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이 고금리 기조와 맞물리면서 발생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꺾인 상황에서 고정적으로 나가는 이자비용은 회사의 현금흐름을 더욱 악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이자부담 가중에도 무리한 투자 지속
회사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공을 들였던 아라미드 부문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의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기 위해 구미공장 등에 대규모 증설 투자를 완료하고 시장 지배력 강화를 꾀해 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아라미드 시장은 글로벌 공급과잉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글로벌 경쟁사들의 생산량 확대가 겹치면서 제품 판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판매량 자체는 늘었지만 판가 하락과 가동비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형을 키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 오히려 전사 수익성을 갉아먹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아라미드는 전기차 타이어코드 및 5G 광케이블 보강재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고부가 제품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로서는 설비투자에 들어간 막대한 비용 대비 회수되는 이익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코오롱인더스트리는 CAPEX를 지속하고 있다. 수소 모빌리티의 핵심 부품인 수분제어장치 증설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김천공장에 차세대 동박적층판(CCL) 소재인 mPPO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데 약 340억원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강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가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금흐름표상 단기차입금은 571억원 순증하는 등 빚을 내서 사업을 영위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회사는 지난해 회사채 발행을 통해 고금리 차입금을 대환하며 금리부담을 낮추는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아라미드사업과 관련해서는 "아라미드는 판매량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라며 "인공지능(AI) 접목한 생산시스템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성장성이 높은 변성 폴리페닐렌 옥사이드(mPPO)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mPPO는 동박적층판(CCL)에 절전 성능을 제공하는 고부가 소재로 같은 용도의 에폭시 수지와 비교해 전기 차단 능력이 3~5배 우수하다.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증설이 확대되면서 고사양 기판 수요도 빠르게 늘어나는데 AI용 CCL 시장에서는 통신 손실을 줄일 수 있는 mPPO 적용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동북아시아에서 다수의 고객사를 확보했으며 340억 원을 투입해 김천 2공장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