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기술 국산화 과제)②방산 국산화의 진화…부품 넘어 AI 소프트웨어로

부품 국산화 속속 등장…방산 수익성 매년 성장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핵심 부품 국산화
무인화 트렌드에 AI 소프트웨어 중요도 높아져

입력 : 2026-03-3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7일 15: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조선, 방산 등 한국 제조업의 부가가치를 한층 더 높여 줄 핵심 퍼즐로 기술 국산화가 거론된다. 우리 제조업은 세계적인 제조 역량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핵심 기술 소유권이 해외에 귀속되어 있어 부가가치 일부가 로열티로 빠져 나가고 있다.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검증 문제 등 현실적 문제도 여전하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장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한국 제조업 핵심 기술의 국산화 현황 및 과제, 이로 인해 향후 기대되는 재무적 효과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방산 등 국내 주요 산업에서 국산화 전략이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확장될 전망이다. 국산화 작업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납기 등 수출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수출 경쟁력과 기술 주도권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부분에서 국산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무인화가 방산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산화 중심 역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로 이동해야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로템의 K2 전차(사진=현대로템)
 
핵심 부품·기술 국산화 사례 속속 등장
 
27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방위산업 수출액은 154억달러로 2024년(93억달러)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방위산업의 총매출과 영업이익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지난해 매출 26조 6078억원, 영업이익 3조 345억원을 기록했다. K2 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064350)은 매출 5조 8390억원, 영업이익 1조 56억원을 거뒀다. 올해 업계 안팎에서는 방산 수출 확대에 힘입어 국내 방위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한층 더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수출 경쟁력 강화 요소로 국산화가 꾸준히 지목돼 왔다. 2020년대부터 지상 방산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완료되면서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 K9 자주포의 핵심인 엔진이 국산화 버전으로 생산된다. 업계에 따르면 K9 엔진은 지난해 성능 테스트를 끝내고 올해부터 이집트 현지 생산이 시작된다. STX엔진(077970)이 K9 자주포 엔진을 생산한다.
 
K2 전차의 핵심인 파워팩(엔진과 변속기의 통합 부품)도 현재 국산화에 성공했고,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튀르키예 전차에 국산 파워팩이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은 HD현대건설기계(267270)가, 변속기는 SNT다이내믹스(003570)가 국산화를 주도했다. 아울러 중동형 K2 전차에는 국산 파워팩이 탑재될 예정이다. K2 전차의 국산화율은 90% 수준이며, 현대로템은 향후 국산화율을 더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K9와 K2는 국내 방산 수출 효자로 꼽힌다. 핵심 부품 국산화가 원활한 수출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방위산업의 국산화 전략은 현재 핵심 부품 등이 중심이다. 핵심 부품은 수출 시 기술 등 보유국의 승인까지 얻어야 하기 때문에 수출 경쟁력과 직결된다. 국내 지상 방산무기가 국산 엔진을 달면 납기가 강점인 국내 방위산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전체 방위산업 국산화율은 70%후반 대 수준으로 파악된다. 지속적인 목표치 상향을 위해 국산화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하드웨어를 넘어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국산화 핵심이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남기헌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반도체, 센서, 양자 암호통신 등 국방전략기술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품목이 국산화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예견했다.
 
방산업체 실적(사진=한국방위산업진흥회)
 
고도화되는 생산물…AI로 국산화 범위 확대
 
AI 소프트웨어가 미래 제조업의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에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방산, 조선 등 현재 국내 제조업을 이끄는 산업이 모두 무인화에 눈을 돌리는 중이다.
 
다만, 현재 방산 AI 소프트웨어 주도권은 미국이 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팔란티어는 전장 데이터 등에서 AI 역량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국내 업체들도 팔란티어, 안두릴 등 미국 AI 기업과 손잡고 AI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국내 기업 주도의 소프트웨어 도입 사업도 진행 중이다. 한화시스템(272210)은 지난해 지휘통제체계에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도입 사업을 937억원에 수주했다. 이에 앞서 한화시스템은 국내 IT업체 및 대학과 손잡고 국방 AI 기술 자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AI 소프트웨어가 제조업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최종 생산품이 갈수록 고도화되면서 향후 소프트웨어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드웨어는 원료가 필요하지만, 소프트웨어는 제작되면 반복 판매가 가능하다.
 
한 번 만들어진 결과물을 계속 판매할 수 있고, 창출되는 로열티도 매우 크다. 수익성 측면에서 하드웨어 대비 원가율이 낮아지는 구조다. 지난해 팔란티어의 매출 원가율은 18%에 불과했다. 향후 소프트웨어 국산화가 제조업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업이 제조업 전체 부가가치에 기여하는 비중이 중요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수출에서 서비스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수준으로, 아직 해외 선진국 대비 낮은 편이다.
 
방산업계 한 전문가는 <IB토마토>외의 통화에서 "미국이 방산 AI 분야를 선도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AI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AI 업체와 손을 잡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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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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