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원자재값..글로벌 경제에 빨간불 켜지나

각국 인플레로 번질 우려..'선진국에선 제한적' 낙관론도

입력 : 2010-12-24 오후 3:29:15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미국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가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면서, 조만간 100달러를 넘어서 지난 2008년 유가폭등 사태를 재연할 수도 있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 나라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물가상승이 세계 각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 국제유가 91弗 ..2년래 최고
 
세계 경제 성장의 바로미터인 국제유가는 연일 거침없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미국의 소비심리 개선에 힘입어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대비 1.1%(1.03달러) 상승한 배럴당 91.5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3일
이후 최고치다.
 
이 같은 국제유가 상승은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석유 재고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추운 날씨에 따른 수요 증가도 유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유가는 내년에도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메릴린치 증권은 "국제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118~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며 "배럴당 120달러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구리값 역시 연일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은 9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구리값은 올 들어 35% 올랐으며, 전년 동기대비 80% 가까이 치솟은 상태다.
 
◇ 짙어가는 인플레 우려감..'경기회복 꺾을 만큼은 아니다'  낙관론도
 
원자재값 상승세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빠르게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경제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국의 물가는 최근 연일 급등세를 지속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중국이 과거 낮은 원자재·상품 물가로 세계 주요 교역국의 물가안정에 기여해 온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최근 물가상승이 전 세계 물가상승에 곧바로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5.1% 상승했다. 지난달 CPI 상승률은 전달의 25개월 최고치인 4.4% 상승을 뛰어넘었으며,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7% 보다도 상회했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도 6.1% 상승, 시장 예상치인 5.2%를 웃돌았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한적'일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신흥국에선 주요 원자재값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겠지만, 선진국에서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제한적"이라며 "원자재값 상승이 전세계 경기 회복 추세의 발목을 잡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stelo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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