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부각하면서 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그런 마음으로 다시 서고 싶었다"며 "다시 대구시장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선언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만나 대화를 나눈 지 나흘 만입니다. 당시 정 대표는 "대구 선거에 이길 필승 카드는 김 전 총리밖에 없다"면서 김 전 총리를 설득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 총리가 강조한 지점은 청년 일자리입니다. 김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2011년 250만명이던 대구시 인구는 어느새 235만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들의 아들딸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며 "(대구가)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그런 걱정이 앞선다"고도 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또 "(대구가) 더 나빠지는 이유가 있다"며 "그건 저는 대구의 정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대구는 한 당이 독식하고 있다"며 "그러니 정치인들이 일은 안 하고, 일을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당선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의 영향력 감소가 대구의 대변혁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한다"면서 "이제 우리 시민 스스로가 대구의 대변혁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다음은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선거 출마 선언문 전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부겸입니다.
저의 원래 국회의원 선거구는 경기도 군포시였습니다. 그곳에서 3선을 했습니다. 10년쯤 정치를 하자 점점 타성에 젖어갔습니다. 여야가 정쟁만 한다는 국민의 원성도 높아졌습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을 어느새 잊어 버렸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날 정신이 번쩍 드는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정치를 처음 시작할 때 그런 마음으로 다시 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구로 갔습니다.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저는 오늘 다시 대구 시장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지난 12년 전 2014년 도전하고 이번에 재도전입니다.
출마 요청은 작년 가을부터 받았습니다. 먼저 대구의 주요 정치인들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손사래를 쳤습니다. 이미 그때는 뛰고 있는 후보도 계셨습니다. 두 달 전, 고 이해찬 총리님 장례식장에서는 선배들이 찾아와서 추궁을 하셨습니다. '자네는 이제 대구 잊었나? 이대로 계속 가면 대구는 완전히 희망이 없다는 거 잘 알지 않는가? 자칫하다간 강성 싸움꾼의 난장판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이런 절박한 시기에 자네만 편하게 살겠다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나 이 짐을 피하면 부끄러울 것 같았습니다. 제가 져야 할 책임은 결국 대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굳이 소소한 여러 가지 통계 자료를 내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제가 2011년 내려갔을 때 250만이던 대구시 인구는 어느새 235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우리들의 아들딸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그런 걱정이 앞섭니다.
더 나빠지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저는 대구의 정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는 한 당이 독식하고 있습니다. 정치에선 경쟁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니 정치인들이 일을 안 합니다. 일을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당선이 됩니다. 대구 시민들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 하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어하는 시민의 처지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번에도 선거 후반이 되면 국민의힘은 또 '보수가 위기다. 대구까지 좌파에게 넘겨주면 안 된다. 일당 독재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망하도록 놔둘 거냐?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을 한 번만 더 지켜 달라.' 이렇게 호소하고 다니면서 빨간 점퍼 입은 이들이 넙죽넙죽 큰절하고 다닐 겁니다.
부끄럽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부끄러운 정치 행태를 지켜보시기만 하시렵니까?
저는 사실 그 반대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합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닙니다. 보수는 원래 정도를 지키고 조국을 사랑하고 지역을 발전시키고 사랑하는 마음 아닙니까? 나라가 망하고, 대구가 망해도 나만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무슨 보수를 운운합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이번에는 대구가 앞장서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대한민국 정치의 진짜 보수가 살아납니다. 보수정당이 환골탈태할 수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한국 정치가 균형을 되찾고, 제 자리를 잡아갈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유능한 진보, 건강한 보수가 함께 있는 그런 대한민국 정치구도가 될 것입니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갑니다. 대구도 숨통이 트입니다.
15년 전 저는 한국 정치의 암 덩어리, 지역주의, 이 벽을 넘어 보겠다고 대구에 출마했습니다. 오늘 저는 지역주의보다도 더 높은 벽을 넘고자 합니다. 지역소멸이라는 절망의 벽입니다.
우리의 아들딸들이 대구를 등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습니다. 수도권의 반지하 원룸에 짐을 싸서 올라갑니다. 보내준 용돈으로 또 보태준 생활비로는 턱없이 모자라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지는 않는지 부모 가슴에 휑하게 바람구멍이 뚫립니다. 취직이 어려운 자식은 부모 눈치를 보고, 부모는 자식 눈치를 살핍니다.
어쩌다 우리 대구가 이렇게 되었습니까? 이제 우리 시민 스스로가 대구의 대변혁을 만들어내야만 합니다.
대구는 저를 키워준 도시입니다. 제가 클 때 대구는 저의 자부심이었습니다. 그 자부심을 우리 아들딸들도 느끼게 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식을 위한 일입니다. 부모들이 못 할 게 뭐 있겠습니까?
저, 김부겸 대구 시민 곁으로 가겠습니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이것이 저의 마지막 정치적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습니다. 대구 시민들과 함께 대구의 대변혁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지금 대구에 꼭 필요한 사람, 저 김부겸을 써주십시오. 저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한번 바꿔 보십시다.
대구! 다시 한번 해봅시다.
감사합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