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팹·터보퀀트’ 반도체 시장 ‘요동’…전문가들 “과한 우려”

테슬라의 테라팹…구글, 메모리 효율화
자구책 준비…반도체 수요 감소 가능성
“되레 AI 사용 기업 늘 것”…긍정적 전망

입력 : 2026-03-30 오후 2:41:45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구글이 메모리 효율을 대폭 높이는 ‘터보퀀트’ 기술을 발표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을 포괄하는 ‘테라팹’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등 미국 빅테크들이 독자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위축돼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는 가운데 오히려 기술 진보가 메모리 수요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반박도 나옵니다.
 
구글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메모리 사용을 줄이면서 인공지능(AI) 성능은 유지하는 압축 기술 ‘터보퀀트’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급등하는 메모리 비용을 낮추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면서 국내 업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글이 발표한 터보퀀트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엔비디아 역시 KVTC라는 압축 기술을 활용해 KV캐시(대화 기억용 메모리)의 오프로딩/온로딩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두 기술 모두 서버용 D램과 eSSD(기업용 SSD)의 2027~2028년 수요 전망에 부정적 요인”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터보퀀트 등장으로 AI 구동에 필요한 메모리 용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터보퀀트 발표 이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이날 오전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구글은 메모리 비용 절감을 도모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터보퀀트는 대형언어모델(LLM)의 추론 과정에서 사용되는 KV 캐시를 압축해, 동일한 작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기술입니다. 메모리 병목이 AI 성능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메모리 사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구글에 따르면 터보퀀트는 메모리 사용량을 기존 대비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엔비디아 H100 GPU 기준 추론 속도를 최대 8배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테슬라의 행보도 주목됩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미래 사업 추진을 위해 대규모 반도체 시설인 테라팹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세부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테라팹은 자체 칩 제작을 넘어 메모리와 패키징까지 포괄하는 초대형 팹으로 조성될 전망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1일(현지시각) X 생중계를 통해 ‘테라팹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X 라이브 캡처)
 
다만 이러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테라팹의 경우 첨단 반도체 시설 조성에 필요한 장비와 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년에 걸쳐 200억달러(약 30조원) 이상의 투입이 필요할 것”이라며 테라팹 건축 가능성에 선을 그은 바 있습니다.
 
터보퀀트 역시 적용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용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박 연구원은 “압축을 해제하는 과정에서 GPU·TPU의 추가 연산 활동이 필요하다”며 “HBM4 기술 경쟁력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에는 점유율 확대 기회 요인”이라고 봤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자구책 마련이 오히려 메모리 수요 확대를 촉진할 수도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사용이 효율화된다는 건 AI 도입 비용이 낮아진다는 거고, 그만큼 AX(AI 전환)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고객이 늘어나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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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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