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평 기자] 정부가 '한국형 안두릴 인더스트리즈'(Anduril Industries) 육성을 목표로 방위산업 분야 중소기업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며 범정부 협의체 출범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군비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민간 기술 기반 방산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겠다는 구상입니다.
30일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해 국방부, 방위사업청, 우주항공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5개 부처가 최근 방산 분야 협력을 위한 실무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범정부 방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국의 인공지능(AI) 방산 기업인 안두릴과 같은 방산 기업을 발굴·육성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주에는 대통령실 중소기업비서관 주재로 각 부처 과장급 실무진이 모여 방산 관련 과제를 제안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정부 방산 TF는 중동 지역 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방산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각국이 AI와 무인체계 중심으로 군사기술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역시 민간 기술 기반 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부는 기존 대기업 중심 방산 구조를 보완하고, AI·데이터·로봇 기술 등을 접목한 방산 스타트업을 적극 발굴·육성할 방침입니다. 안두릴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래티스'(Lattice)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드론과 같은 자율 시스템을 제어하는 기술로 성장한 기업입니다. 약 20개 이상의 방위 분야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바탕으로 설립 8년 만에 약 600억달러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같은 구상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에 한국형 안두릴 육성 방안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그는 대선 공약 중 하나로 K-방산을 국가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방위산업 4대 강국' 실현을 위한 전략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도 "방산 생태계가 특정 기업에 독점화되면 곤란하다"며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기술과 역량,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능력 있는 중소·스타트업이 정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중기부는 내부적으로 방산 전담 TF를 구성하고, 중소·벤처·스타트업 중심의 방산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방산 스타트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육성 방안을 논의했으며, 당시 안두릴 사례가 혁신 모델로 언급된 바 있습니다.
다만 범정부 방산 TF 출범 일정이나 구체적인 추진 계획, 부처별 참여 단위 등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TF 출범 일정이나 운영 계획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향후 논의가 구체화되면 참여 부처나 기관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방위산업 발전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평 기자 j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