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032640)의 해킹 은폐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수사가 본격화됐습니다. 여기에 가입자식별번호(IMSI) 보안 논란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서는 위약금 면제 가능성과 함께 번호이동 수요가 재차 폭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이동통신 유통망과 이용자 사이에서 관련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3일 경찰 및 통신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달 중순 서울 강서구 LG유플러스 마곡사옥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경찰은 통합관제센터를 중심으로 서버 및 시스템 데이터, 운영체제(OS) 재설치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G유플러스는 "확인해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번 압수수색은 사건이 입건돼 공식 수사가 개시됐다는 것이 대개의 평가입니다. 압수수색은 법원 영장을 통해 이뤄지는 강제수사로, 통상 혐의가 일정 수준 구체화된 이후에 진행됩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확보 단계"라며 "수사기관이 단순 의혹을 넘어 사건 실체 규명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가 3개월 만에 본격화되면서 향후 결과에 따라 정부 제재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국회 입법조사처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실이 LG유플러스의 침해사고 은폐 행위를 회사의 귀책 사유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묻자 "침해사고 은폐가 악의적인 증거 인멸이나 조사 방해에 해당할 경우 이용자의 대응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며 "통신서비스 제공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 것으로, 위약금 면제 사유로 해석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IMSI 보안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불신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입니다. LG유플러스는 전화번호를 IMSI에 반영하는 구조를 운영해온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고, 선제 대응 차원에서 전 고객 유심 교체에 나선다고 발표했습니다. 실제 해킹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고객 보호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입니다.
정부는 법률적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IMSI 노출만으로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 판단만 놓고 보면 위약금 면제로 직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시장 여론은 별개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사진=뉴시스)
특히 유통망과 소비자 사이에서는 위약금 면제 기대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과기정통부 권고로 시행된 KT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단 며칠 만에 약 31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하고 하루 번호이동 건수가 6만건을 돌파하는 등 통신 시장이 크게 요동친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시 소비자들이 직접 면제받은 위약금만 약 6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당 30만~40만원 수준의 추가 보조금도 투입됐습니다. 평균 20만~30만원 수준의 위약금 부담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은 교체를 미뤄왔던 최신 스마트폰으로 대거 기기변경과 번호이동에 나섰습니다. 결과적으로 단말기 할부 부담을 낮추고 통신요금 할인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이미 관련 기대감이 형성된 분위기입니다. 한 유통망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위약금 면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대리점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형 IT 커뮤니티에서는 "유심 교체보다는 위약금 면제를 받고 이동하겠다"는 반응이 확산되며 불만 여론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