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독립 부문이었던 미디어 조직을 커스터머부문으로 통합한 데 이어,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FAST) 서비스까지 종료하며 사업 전략 재정비에 나섰습니다. 새로운 시청 패러다임으로 제시됐던 FAST형 서비스를 1년도 안 돼 접으면서, 콘텐츠·플랫폼 확장보다는 가입자 기반 수익성과 효율 중심 구조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흐름으로 읽힙니다.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인 KT의 방향 전환은 인터넷(IP)TV 산업 전반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3일 KT에 따르면 자사 IPTV인 지니TV에서 제공해온 편성형 스트리밍 서비스 'G LIVE'를 오는 9일 종료합니다. 지난해 5월 말 출시된 G LIVE는 약 2만4000편의 무료 콘텐츠를 실시간 채널처럼 연속 재생하는 FAST형 서비스로, 개인 시청 이력을 기반으로 이어보기·자동 재생·몰아보기 기능을 제공하며 IPTV 시청 방식을 확장하는 실험적 시도로 도입됐습니다.
다만 이번 종료는 단순 서비스 정리를 넘어 전략 재조정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KT는 G LIVE를 통해 광고 기반 스트리밍 시장 진입 가능성을 테스트해왔지만, 조직 개편과 맞물려 해당 실험을 조기에 마무리하며 방향 선회에 나선 모습입니다. KT 관계자는 "시범적 서비스였고 다양한 제공 방식 중 효율적인 모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종료를 결정했다"며 "향후 다른 방식의 서비스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KT 모델이 G LIVE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KT)
이번 조치는 미디어 조직 변화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KT는 기존 미디어부문을 커스터머부문으로 흡수하며 IPTV·콘텐츠 조직을 독립 사업 축에서 고객 서비스 기능으로 재편했습니다. IPTV 사업과 미디어 기능은 각각 사업·서비스·기술 조직으로 분산 재배치됐고, 미디어전략 조직은 축소되며 실행 중심 구조로 전환됐습니다.
인사를 통해 커스터머부문을 총괄하는 수장으로 박현진 부사장이 전면에 나선 가운데, 미디어 관련 경영진도 재편됐습니다. 그룹미디어시너지담당에는 신종수 상무가, 미디어사업본부장은 김병진 상무가 맡았으며, 미디어기술본부장은 기존 플랫폼기술을 담당했던 윤진현 상무가 그대로 역할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KT가 미디어를 성장 축이 아닌 가입자 유지 수단으로 재정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FAST 모델의 경우 광고 수익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IPTV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입자당매출(ARPU)을 잠식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무료 채널 소비가 늘어날수록 월정액 상품이나 유료 채널 이용이 줄어들 수 있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IPTV 사업자가 직접 FAST 채널을 운영할 경우 기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유료방송 플랫폼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광고 중심 무료 채널 확대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요인으로 꼽힙니다.
결국 KT의 선택은 콘텐츠 확장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무게를 둔 전략 전환으로 해석됩니다. IPTV를 기반으로 한 광고·플랫폼 사업 확장 가능성은 열어두되, 당장 수익 구조를 흔들 수 있는 실험은 정리하는 방향입니다.
유료방송 시장 1위 사업자인 KT의 이번 결정은 산업 전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FAST를 포함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모델을 두고 사업자 간 실험이 이어지는 가운데, KT가 신중한 접근을 택하면서 국내 IPTV 시장 역시 확장 경쟁보다는 수익성과 효율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최근 IPTV 사업자들이 가입자 기반 수익성을 지키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는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