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품귀 현상으로 사재기 우려까지 제기된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품질 검수 기간을 기존 열흘에서 하루 이내로 단축해 신속한 수급을 지원합니다. 또 페인트 등 수급 우려 화학물질은 수입 등록절차에 특례를 적용해 소요 기간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수입품의 운임이 급등하는 상황도 고려해 운송비용 상승분에 대해 과세 역시 면제해 주기로 했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규제 완화에 나선 것입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급 불안에 '통관·포장 규제' 푼다…공공기관 '숨은 규제'도 정비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비상경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병목 해소 규제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구 부총리는 "전쟁 영향이 큰 공급망 품목, 물가 품목은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해 매일 점검하는 한편 각 부처 장관이 참여하는 핫라인을 통해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면서 과감하고 신속하게 대응토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수급 차질이 우려되는 종량제 봉투는 신속한 공급을 위해 계약 절차를 간소화합니다. 기초지방정부가 나라장터 쇼핑몰에서 경쟁 절차 없이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종량제 봉투 한도(1억원)를 한시적으로 해제합니다. 품질 검수 기간은 기존 10일에서 1일 이내로 대폭 단축합니다. 종량제 봉투 재고가 충분한 지자체가 부족한 지자체에 미인쇄 봉투 롤을 제공하고 비용을 받는 방식 등으로 물량 재배분도 추진합니다.
라면 봉지 등 식품·위생용품 포장재는 표시 규제도 완화합니다. 기존 규제대로면 소비·유효기간 등의 의무 표시사항을 잉크·각인으로 인쇄해야 하는데, 대체 포장재를 사용할 땐 스티커로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 수액제·생리대·주사침 등 의료용품 포장재의 경우 대체 원료로 바꿀 때 기존 1~2개월 걸리는 품목허가 변경 심사 과정을 간소화합니다. 심사인력 우선 배정 등으로 빠르게 심사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포장재 변경을 위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심사는 현장 점검 대신 서류 검토로 대체합니다.
이 밖에 페인트·폴리에틸렌(PE) 수지 등 제조사들의 원료 재고 확충을 위해 화학물질 수입 전 등록 절차에 특례를 적용합니다. 수급 차질 발생 물질에 한해 유해성 시험자료를 시험계획서로 대체하는 것을 허용해 시험 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중동발 운임 급등에 대응해 우회 항로 또는 대체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기업의 운임 상승분은 관세 과세가격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기업 현장 공공기관 숨은 규제 합리화 방안'도 논의해 공공기관 유관 기업 관련 규제 251건을 합리화하기로 했습니다. 한국국도로공사는 그동안 제한적으로만 활용되던 방음시설에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를 허용해 신규 사업 기회를 확대합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액화수소 충전시설 설치 시 요구되는 방출구 위치 제한 규제와 사업소 경계 거리기준을 완화하는 등 설치기준을 낮춥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