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이 게임·e스포츠 산업 육성 공약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청년층 표심과 지역경제 활성화, 콘텐츠 산업 육성 메시지를 동시에 겨냥하기 위한 취지인데요. 다만 이 같은 공약이 선거철마다 반복돼 온 만큼, 이번에는 실제 산업 지원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한준호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후보는 지난 3일 게임·e 스포츠 산업을 경기도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사진=한준호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후보 캠프)
7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 경기지사 경선에 나선 한준호 후보는 지난 3일 경기도를 게임·e스포츠 산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키우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판교를 글로벌 게임산업 중심지로 만들고, 연매출 100억원 이상 게임 스타트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비슷한 공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남수 경기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지난달 12일 e스포츠 아레나와 아카데미 조성 등을 담은 지역 e스포츠 거점화 구상을 내놨습니다. 민경선 고양시장 예비후보도 지난 3월18일 라페스타 공영주차장 내 e스포츠 스타디움 건립을 제시했습니다. 지역 브랜드 강화와 청년층 유입, 콘텐츠 산업 육성을 함께 겨냥한 공약입니다.
이처럼 게임·e스포츠 공약이 또 등장한 배경에는 게임산업이 청년층 친화적 산업이라는 점과, 지역 차원에서 콘텐츠·관광·행사를 묶어 도시 브랜드를 키울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특히 e스포츠 경기장이나 아카데미, 스타트업 지원 공약은 일자리와 인재 양성,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내세우기 쉬워 선거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선거철마다 나오는 게임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짚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의무화와 게임사기 전담기구, e스포츠 지역연고제 도입 등을 포함한 게임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는 제도화됐지만, 취임 1년 뒤에는 게임산업 발전과 관련한 구체적 행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런 흐름을 두고 "(게임 관련 공약은) 선거철 유행"이라며 "선거때마다 공약이 나왔지만 실행된 건 별로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e스포츠 경기장 공약 역시 실제 이행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가 있습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이재준 민주당 수원시장 후보는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를 e스포츠 전용경기장으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이행 성과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정책 추진 단계에서 멈춘 사례도 있습니다. 판교에 추진됐던 경기 e스포츠 전용 경기장 조성 사업은 2020년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하며 2023년 개장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성남시는 2023년 1월 기대효과 대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 등을 이유로 사업을 백지화했습니다. 선거철과 정책 발표 때마다 게임·e스포츠 인프라 조성 구상이 나오지만, 실제 착공과 운영 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한 전례가 있는 셈입니다.
관계자는 "후보자들이 예산에 대한 고민을 하고 던진 공약이 아니다. 선거가 끝나면 다 잊어버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게임 관련 공약은 청년층을 위한 공약인데, 유권자인 청년층이 왜 공약을 이행하지 않느냐고 따지지 않으면 잊어버린다"며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