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매각, 금감원 'PEF 내부통제' 강화 속 첫 시험대

입력 : 2026-04-08 오후 3:11:06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금융당국의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관리·감독 강화 기조가 이번 딜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당국이 PEF 운용사를 일반 금융회사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예고한 이후 치러지는 첫 실무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22일 'PEF 관리·감독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금감원은 지난달 '운용사(GP) 표준내부통제기준'을 공식화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간담회에서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부 운용사의 행태에 유감을 표하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관계자 역시 "향후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기존 금융사와 동일 선상에서 바라보게 될 것 같다"며 이전보다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예고했습니다.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의 실사를 마치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만 남겨둔 예비 인수자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는 창업자 장레이 대표의 배경과 중국 내 주요 포트폴리오로 인해 사실상 '중국계 자본'으로 평가돼 거센 여론의 역풍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이지스운용이 보유한 데이터센터, 물류망 등 국가 전략 인프라 정보가 중국 측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힐하우스는 중국 허난성 출신 싱가포르 국적 투자자인 창업자 장레이 대표를 둘러싼 중국계 자본 논란이 있는 곳입니다. 장 대표는 중국 인민대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뒤 예일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이후 힐하우스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텐센트·징둥닷컴·메이투안·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의 초기 투자자로 나서며 힐하우스를 성장가도에 올렸습니다. 본사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어 글로벌 PEF로 분류되지만, 베이징과 상하이·홍콩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핵심 인력과 포트폴리오도 상당 부분 중국에 치우쳐 있어 중국계 PEF로 보는 시각도 적잖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20일 논평을 통해 힐하우스를 중국계 자본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을 대한민국의 혈관(물류)·신경망(데이터)·심장(전력)으로 묘사하며 “힐하우스가 이를 인수할 경우 국가 전력 인프라가 중국의 손아귀에 넘어갈 초읽기”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스레드(Threads) 등에선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해 금감원과 국세청 등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중국계 자본 유입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매각전에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흥국생명이 제기한 입찰 불공정 의혹과 그로 인한 법적 공방도 또 다른 걸림돌입니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운용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사회적 신용'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11일 이지스운용 최대주주와 매각주관사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며, 현재 서울경찰청의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당국이 마련한 새 가이드라인이 글로벌 PEF 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첫 사례"라며 "단순히 자본의 규모를 넘어, 운영 투명성과 안보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보수적인 심사가 이뤄질 수도 있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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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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