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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와 구조조정을 통해 보증 규모를 줄여가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과거 3조원대까지 확대됐던 PF 보증은 1조원대로 축소됐고, 대출잔액 역시 함께 감소했다. 이는 부실 사업장 정리와 자산 매각 등이 병행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종속법인별 재무 상태는 엇갈린 모습인데 일부는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고 있지만, 일부는 적자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브로슈어 일부 캡쳐 (사진=태영건설)
PF 1조원대로 축소 속 종속법인별 재무 격차 확대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PF 우발부채 보증금액은 1조 6399억원으로 전년(2조 1059억원)보다 약 22%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PF 우발부채 관련 대출잔액(프로젝트 차입금) 또한 1조 8289억원에서 1조 4563억원으로 감소해 보증 뿐 아니라 실제 차입 규모 자체도 축소되는 흐름을 보였다.
태영건설의 PF 축소 흐름은 워크아웃 전후를 비교하면 뚜렷한 모습이다. 태영건설은 한때 금리 인상에 따른 PF 조달 비용 급등과 미분양 누적으로 사업장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PF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2023년 12월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주도해 채무 구조를 조정하고 자산 매각과 사업 재편을 통해 기업의 정상화를 유도하는 절차를 말한다.
워크아웃 당시 태영건설의 PF 보증 규모는 3조원대를 웃돌았고, 금융권 기준 PF 보증채무는 약 19조원, 이 중 실질 우발채무는 약 9조원 수준으로 파악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브리지론 중심의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면서 관련 보증이 소멸 및 감액됐고, 비핵심 자산 매각 자금이 PF 및 차입금 상환에 투입되며 전체 노출이 줄어들었다. 그 결과 현재 PF 보증금액과 대출잔액은 1조원대로 축소된 상태다.
태영건설은 PF 구조조정과 함께 종속법인 자산 정리를 병행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워크아웃 이후 본PF와 브릿지론을 포함한 60여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정리와 정상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됐으며, 일부 사업장은 매각을 통해 보증채무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이와 함께 2024년에는 여의도 사옥 등 보유 자산 매각과 더불어 블루원·에코비트 등 종속법인 지분 처분도 병행되며 현금 유입이 이뤄졌다. 확보된 자금은 PF 및 차입금 상환에 활용되며 재무구조 개선 흐름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종속법인별 재무 상태에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법인은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는 반면, 개발 초기 단계에 있거나 사업성이 낮은 일부 법인에서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종속법인의 추가 손실이나 자금 소요는 곧바로 연결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개별 법인의 재무 상태는 중요한 관리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사업보고서를 보면 종속법인별 재무 상태는 사업장별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모습이다. 이 중 그나마 '돈이 도는 사업'이라고 말할 수 있는 종속법인은 에코시티개발과 진천테크노폴리스개발 등 일부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에코시티개발은 자산 1조 495억원, 순자산 2021억원으로 자본 여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 415억원과 당기순이익 503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확인된다. 진천테크노폴리스개발 역시 매출 1468억원, 순이익 63억원으로 외형과 수익 모두 유지하고 있다.
네오시티의 경우 자산 4852억원 대비 부채 5006억원으로 순자산가액이 -153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으며, 당기순손실 9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2024년~2025년) 재무활동으로 498억원, 308억원을 조달했음에도 현금 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해 자금 압박이 이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태영건설은 네오시티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당 사업의 시공권을
효성중공업(298040)에 약 1727억원 규모로 넘겼지만, 네오시티 지분은 유지하며 시행사로서 사업 참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2026년 2월)에는 네오시티에 대한 170억원 규모 자금 대여를 추진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했는데, 이는 네오시티가 자체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지원 필요성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사업은 연내 분양이 예정된 가운데, 태영건설이 보증 부담은 낮추고 지분을 통해 수익 회수를 노리는 구조로 재편된 사례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인제스피디움과 엠시에타호텔광명, 천안에코파크 등 일부 종속법인은 여전히 재무적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는 사업장이다. 인제스피디움은 지난해 순자산 -1379억원, 당기순손실 63억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엠시에타호텔광명은 순자산 -31억원, 순손실 8억원 수준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었으며, 천안에코파크 역시 순자산 -153억원, 순손실 15억원을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워크아웃 D-1년…실적 반등 속 공공수주로 체질 개선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종료를 약 1년 앞두고 있다. 향후 1년은 채권단 관리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재무구조 개선 성과가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반등 흐름이 확인된다. 태영건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2조 1758억원으로 전년(2조 6861억원)보다 19%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주요 사업장 준공에 따른 기저효과로 외형이 축소된 영향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나 크게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870억원으로 30% 늘어나며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이다. 자본총계는 6345억원(2024년 5242억원)으로 증가해 재무구조는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탈출을 위해 기존 강점인 공공사업 부문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는 공공건설 수주 실적으로 주요 건설사 가운데 1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PF 리스크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기성금 지급 구조가 명확한 공공사업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연초에도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민간투자사업을 확보했으며 지난 3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포천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공사를 수주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공공 중심의 우량 사업 수주와 정비사업, SOC 등 정책 기반 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며 "판관비 절감과 현금 유동성 확보를 병행해 부채비율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재무안정성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일부 적자를 기록한 종속법인과 관련해서는 "이 중 천안에코파크의 경우 현재 인허가를 추진 중인 개발 초기 단계로, 향후 인허가 취득과 공사 준공 이후 운영이 개시되면 재무 상태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인제스피디움 역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 중으로, 중장기적으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해당 종속법인들에 대한 추가 출자 및 금융지원 계획과 관련해서는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추가 지원은 금융채권자 동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당분간 별도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