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휴전 연장→하메네이 승인…판 깔리는 '2차 담판'

양국 대표단, 파키스탄으로…'담판이냐, 확전이냐'

입력 : 2026-04-21 오후 5:19:17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나선 JD 밴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해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왼쪽)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21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시한을 하루 연장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협상단 파견을 승인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대 압박 전술을 펼치던 양국에 '2차 담판'이라는 판이 깔린 셈인데요. 다만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데다, 분명한 이견을 좁히기에는 촉박한 일정으로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휴전 종료, 22일"…번복·혼선 '반복'
 
종전 협상의 시한을 앞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시시각각 변했습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블룸버그>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과 2주 휴전 종료 시점에 대해 "워싱턴 시간으로 수요일(22일) 저녁"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는 지난 7일로, 2주를 적용하면 21일이 휴전 시한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을 실질적 휴전 적용일로 계산, 사실상 휴전을 하루 늘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폭스뉴스> 진행자는 이날 오전 엑스(구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밤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각각의 인터뷰에서 다른 메시지를 발산하고 있는 건데, 최종적으로는 휴전 하루 연장을 선언한 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메시지는 '최후통첩'에서 이미 반복된 바 있습니다. 그는 5차례 넘게 최후통첩의 시한을 연장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종전 협상의 시한을 놓고서도 번복을 거듭하며 '혼선'을 빚는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JD 밴스 부통령의 파키스탄 출발을 두고도 혼선을 초래했습니다. 그는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밴스 부통령이 파키스탄으로 가고 있으며, 곧 도착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로이터>는 "밴스 부통령이 아직 출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곧 떠날 것"이라고 고쳤습니다.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경찰관이 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 협상장인 세레나 호텔 주변을 순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2일 오전 2차 협상"…여전한 '이견' 숙제
 
트럼프 대통령이 혼선을 주는 사이, 1차 협상지였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는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인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2차 협상을 승인했습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의 이란 봉쇄 중단 없이 대화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하루 만에 '재봉쇄'에 나섰는데, 이는 미국 측이 자신들의 호의에도 봉쇄를 중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사이 이란 협상단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었고,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확답을 줬습니다.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란 측은 2차 협상과 관련해 중재국에 참석을 통보했습니다. 이에 따라 22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양국이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협상단 수장을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2차 협상의 결과물에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휴전 연장 가능성 자체에는 "매우 작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 2주 휴전의 시한을 하루 늘리기는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이란의 교량과 발전소를 파괴하겠다고 위협합니다. 
 
특히 그는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종전)합의 서명이 있을 때까지 열지 않을 것"이라며 "합의가 없다면 분명히 그럴 것(전쟁 재개)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의 해상 봉쇄로 이란 항구를 오가던 선박 27척이 회항하거나 돌아갔고, 이란 화물선이 미군에 나포되면서 긴장도 오른 상태입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새 지도부가 현명하다면 번영하는 미래를 맞을 수 있다"며 체제 변화 이후 경제적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모델'을 이란에 압박하고 있는 겁니다. 
 
협상단을 이끌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도 "위협의 그림자 아래에서 이뤄지는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란은 지난 2주간 전장에서 새로운 카드를 준비해 왔다"고 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강압이나 강요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공습 재개시 걸프 동맹국 등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협상과 별개로 군사적 대응 카드는 들고 있는 셈입니다.
  
촉박한 일정도 문제입니다. 휴전 종료까지 이제 하루가 남은 상황에서 양국이 이견을 좁히기에는 현실적인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견이 큰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이란의 핵 문제를 단기간에 풀기 어렵다는 겁니다.
 
특히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을 두고 양국은 20년과 5년이라는 괴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핵 합의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전술일 수 있지만 '협상 결렬' 가능성이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대신 2차 협상 테이블에 마주하는 만큼 휴전의 추가 연장 가능성도 대두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지만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고려할 때 배제할 수 없는 카드입니다. 
 
다만 2차 협상에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강대강'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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