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유니콘 키우는 LG…'슈퍼스타트 데이'서 대학 창업팀 데뷔

대학 창업 10곳 '슈퍼스타트 루키'로 성장 지원…내년 확대 계획
스타트업 41곳 기술 공개…로봇 혁신 기술 대거 포함
개최시기 4월로 변경…9월엔 '슈퍼스타트 데모데이' 진행

입력 : 2026-04-23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LG(003550)가 오픈이노베이션 규모를 확대해 대학 창업팀 발굴·육성에 나섰습니다. 청년 창업가도 LG의 혁신 생태계로 끌어들여 중장기 파트너로 키우겠다는 전략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슈퍼스타트 데이 2026'에서 관람객들이 루키존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LG는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스타트업 발굴·육성 행사인 '슈퍼스타트 데이 2026'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스타트업 41개사와 올해 처음 신설한 대학 창업팀 프로그램 '루키' 참가 10개사가 기술과 제품을 발표·전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권봉석 LG COO와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8곳의 CTO 등 기술 경영진 30명이 참석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 대학 등도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청년 스타트업 조기 발굴 체계 구축
 
이번 행사에서 처음 꾸려진 슈퍼스타트 루키존은 행사장에서 가장 노출이 많은 자리에 배치됐습니다. LG가 루키 창업팀을 전략적으로 전면에 내세운 것입니다. LG는 서울대, 포스텍, 한양대 등 국내 주요 대학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으로부터 창업팀을 추천받아 루키 1기 10개사를 선발했습니다. 이들에게는 LG 기술 멘토링, 현업 현장 투어 등의 성장 지원이 주어집니다. 
 
행사를 주관한 양승진 LG사이언스파크 위닝테크추진팀장은 "대학생 창업가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5~7년 후에 성과가 나온다"며 "대학생들이 미래를 바라보며 고민했던 부분들을 LG가 같이 고민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루키리그를 도입했다. 임직원들도 앞으로 해야할 일을 루키와 함께 고민하는 것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참가팀들은 이날 무대에서 피칭 콘테스트도 진행했는데요. 선발된 상위 3개팀 △핀타AI △모토마인드 △포바디에는 상금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 초기창업패키지 서류 면제 혜택이 주어집니다. LG는 협력 여력이 있는 루키의 경우 기존 스타트업 협업 트랙인 인큐베이터로 편입해 육성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LG는 내년부터 루키 프로그램 규모를 더욱 확대할 예정입니다.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슈퍼스타트 데이 2026'에서 모토마인드의 양팔 로봇이 전시돼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양팔 로봇·핵융합 에너지·AI 에이전트 운영까지
 
루키 기업들은 로봇, 핵융합 등 실험적인 기술이 돋보였습니다. '모토마인드'는 제조 AI 로봇 제조사로, 양팔 로봇과 장치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데이터로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2월 법인 설립을 한 모토마인드는 국내 주요 완성차 제조사의 1차 밴더 공장에 양팔 로봇을 납품할 예정입니다.
 
'핀타AI'는 AI 에이전트 운영 보안·관제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핀타AI 관계자는 "AI에 기업의 민감 정보가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언제 누가 어떤 이유로 그 정보에 접근했는지 기록하고 그 과정에서 보안 이슈는 없었는지 리포팅해주는 솔루션"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핀타AI는 현재 실리콘밸리 기반으로 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터나 퓨전'은 인공 태양을 활용한 전기 발전을 연구하는 기업입니다. 기존 핵융합 방식과 다른 접근법으로 소규모 핵융합 발전을 연구하고 있는데요. 이터나 퓨전 관계자는 "높은 효율을 가진 플라즈마 전류 공급 장치를 배치해 일정한 출력을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터나 퓨전은 203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개 존에서 기술 전시…로봇 분야 강세
 
루키 외에도 이번 행사에는 딥테크 전문 투자·육성 파트너 기관들과 함께 발굴한 스타트업 41개사가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디지털 노동 △피지컬 AI △AI 인프라 △지속가능성 △넥스트 프런티어 △리얼 월드 AI 등 6개의 주제로 나눠 전시가 구성됐습니다.
 
특히 올해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로봇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이 대거 늘었습니다. '퀘스터'는 사람의 손동작을 고정밀 피지컬 데이터로 전환해 로봇의 정교한 조작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 '모티글로브'를 선보였습니다. '로맨틱로보틱스'는 종이·박스·테이프 같은 비정형 물체의 변형성을 로봇이 이해하고 정확히 조작하는 비정형 물체 제어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구광모 LG 대표가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의 다양한 혁신 기술도 발표됐습니다. LG전자의 사내벤처로 시작해 분사한 '신선고'는 소형 AI데이터센터와 스마트팜 등에 다양하게 적용 가능한 접이식 진공단열재(FVI) 및 모듈형 냉동창고 기술 기반 고효율 쿨링 솔루션을 소개했습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아기유니콘(기업 가치 1000억원 미만의 혁신 기업)'으로 선정된 '랩인큐브'는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MOF(Metal-Organic Framework, 금속유기골격체)와 같은 탄소저감 소재를 전시했는데요. 랩인큐브의 이 소재는 LG전자의 공기청정기에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41개 전시 기업 중 20개사가 최종적으로 슈퍼스타트 인큐베이터로 선발될 예정입니다. LG는 이날 행사에서 나온 계열사 담당자들의 협업 의향과 투자사 의견 등을 종합해 선발 작업을 진행합니다. 선발된 기업에는 사무공간과 계열사와의 PoC 프로젝트, 멘토링 등을 제공합니다.
 
양승진 LG사이언스파크 위닝테크추진팀장이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슈퍼스타트 데이 2026'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9년째 진화 중인 LG 오픈이노베이션…올해부터 봄에 진행
 
슈퍼스타트 데이는 2018년 LG사이언스파크 출범과 함께 시작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행사는 예년과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9월에 진행됐으나 올해부터는 4월에 진행됩니다. 양 팀장은 "9월이 1년의 성과를 마무리하는 시즌이라면 3~4월은 새로운 것들을 발굴하는 시기"라며 "이런 부분을 감안해 행사 개최 시기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성과 발표는 오는 9월 별도의 '슈퍼스타트 데모데이'로 분리해 운영할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각 스타트업이 LG 계열사·기관·투자자와 실질적 협업을 모색할 수 있도록 일대일 비즈니스 밋업존도 처음으로 운영됐습니다. 위닝테크추진팀은 LG 계열사에 선정된 스타트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리더들에게 스타트업 정보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120건에 달하는 매칭을 성사시켰습니다.
 
LG의 이번 움직임은 정부의 청년 창업 확산 기조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1월 '국가창업시대'를 선언하고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가동했습니다. 양 팀장은 "기업도 정부의 기조에 맞춰 이런 활동을 하면서 민관이 같이 협력한다면 스타트업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되고 경쟁력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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