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빈 기자] 지난해 수주량, 수주잔량, 건조량 등 '조선업 3대 지표'에서 중국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는 다시 왕좌를 탈환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부터 수주량과 수주잔량에서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던 중국 조선업계는 지난해에는 건조량에서도 우리나라를 제치며 조선업 3대 지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선박금융 지원, 발주 자국주의 등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은 중국 조선업계가 낮은 선가의 벌크선을 위주로 적극적인 수주에 나선 결과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의 이같은 '깜짝 선두'는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한국 조선업체들의 압도적인 기술력 때문입니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까지 치솟은 상태며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국제금융사들은 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유가의 오름세가 예상되자 그동안 프로젝트를 미뤄왔던 오일메이저 회사들이 다시 원유 개발에 필요한 해양설비와 특수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의 발주를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아직까지 중국의 기술력이 벌커선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한국 조선업체들이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관련수주를 독차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석제 미래에셋증권(037620) 연구원은 "중국이 조선업의 패권을 잡으려면 설계 기술수준이 한국과 동등하게 올라와야만 한다"며 "앞으로 10년 이상 투자가 있어야만 가능한 이야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조선업계도 올해는 자신감이 상당합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은 "최근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그동안 연기됐던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다시 재개되고 있다"며 "올해 수주목표액인 110억달러의 절반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따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중공업(009540)도 올해 첫 수주를 미국 선사와의 5900억원 규모의 드릴십으로 시작하면서 이런 분위기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또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선박건조의 환경기준치가 강화된다는 점도 한국 조선업계들에게는 호재입니다.
선박의 환경기준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친환경 엔진 등 첨단 그린십 기술이 갖춰진 선박을 살 수 밖에 없고 친환경 기술면에서는 한국 조선업체들이 중국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세계 톱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고유가에 따라 연비를 높이기 위해 운항속도를 늦춤으로서 기존 항로에 투입될 선박이 늘어날 것이란 점,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하루 연료소비량이 8000TEU급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해외 대형선사들은 더욱더 한국 업체들에게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머스크ㆍ에버그린 등 글로벌 선사들은 이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010140)에 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습니다.
이밖에도 인건비 상승에 따라 중국업체들이 가격경쟁력에서 힘을 잃고 있다는 점, 내부적으로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이란 점도 앞으로 한국 조선업체들이 중국보다 경쟁 우위에 설 것이란 것을 뒷받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