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은 직원 90% '김중수 총재 낙제점..한은위상 악화'

노조 설문결과..점수로 '34점'·한은 위상 '부정적'도 90%
물가관리보다 정부'성장' 치중..'독립성 훼손' 반영된 듯

입력 : 2011-01-27 오후 12:09:36
[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최근 한은 위상 등에 관해 가혹한 수준의 내부 평가가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한은 직원(3급 이하)의 90%가 '김 총재의 업무수행'과 '한은 위상'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매우 부정적'이라는 평가가 전체 직원의 50% 수준으로 절반에 달했다.
 
최근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이 고유 업무인 '물가관리'보다는 정부의 '성장 중심' 정책에 편향된 통화정책을 펴고 정부 간섭으로부터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내부에서조차 이처럼 극심한 부정적 평가가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지난 21일 직원 1991명을 대상으로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은의 위상과 김중수 총재의 업무수행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응답자의 90%가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놨으며, 점수로는 '낙제점' 수준에 그쳤다.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위상이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91.8%(1305명)명이 '부정'이라고 대답했다. 이 가운데 전체의 52%에 해당하는 745명은 '매우 부정'이라고 답했다.
 
'보통'은 7.5%(106명)이었고 '긍정'은 0.7%(11명)에 불과했다.
 
100점으로 환산한 점수로는 100점 만점에 31.3점으로 '낙제점' 수준이었다.
 
'총재의 업무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질문에도 89.6%(1274명)이 '부정'이라고 답했고, '매우부정'은 41.4%(589명)이었다. 보통은 9.3%(132명)이었으며, '긍정'이라는 답은 1.1%(16명)에 그쳤다. 김 총재의 업무수행 점수는 34점이었다.
 
또 부총재 등 임원의 경영방식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도 전체의 82%(1163명)이 '부정'이라고 답했고, 17.3%(246명)은 '보통), 0.9%(13명)는 '긍정'이라고 응답했다.
 
'직무감찰, 내부경영에 대한 외부 컨설팅을 추진중인 감사에 대한 평가' 항목에서도 극단적인 불신을 나타냈다. 전체의 무려 95.6%(1360명)가 '부정'이라는 답을 냈고, 이 가운데 75.3%(1071명)은 '매우 부정'이라고 답했다. '긍정' 답변은 경우 7명(0.5%)였고, 점수로는 26점이었다.
 
한은은 최근 감사실 주도로 직원들의 임금·복지와 업무공정성 등에 대해 처음으로 외부 민간컨설팅을 진행하려다 무산된 바 있다. 한은 감사실에 따르면, 이번 외부 컨설팅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 핵심가치로 '공정사회'를 제시한 데에 따른 취지로 알려져 일명 'MB컨설팅'으로 불렸다.  
 
한은 직원들은 이번 외부컨설팅을 단순 외부평가를 넘어 정부 정책에 대한 '코드 맞추기식'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와 관련, 한은 노조는 직원들이 한국은행의 위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총재, 감사 등 임원진의 업무수행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반증이라는 설명이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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