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발 랩수수료 인하 '치킨게임' 될라

현대證, 업계최처 1%로 낮춰..
삼성·대우·우리證 "현재로선 검토 안해..실익 없어"

입력 : 2011-02-10 오후 2:47:07
[뉴스토마토 안승현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자문형 랩 수수료를 전격 인하하면서 증권업계에 제살 깎아먹기식 ‘치킨게임’이 확산될 전망이다. 
 
자문형 랩 잔고가 압도적으로 높은 삼성증권 등의 상위사들은 아직까지 냉담한 반응이지만 후발 주자들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수료 인하를 고심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자문형 랩 수수료를 3%에서 1.9% 인하하자 현대증권이 뒤이어 수수료를 1.5%~1.0%로 낮추기로 했다. 기존 수수료 대비 50% 수준 으로 전격 인하한 것.
 
또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도 시장 추이를 지켜 보면서 수수료 인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랩잔고규모 상위 1∼3위 증권사인 삼성증권(016360) 우리투자증권(005940) 대우증권(006800)은 당장 수수료 인하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증권이 수수료 인하 계획이 없다고 밝힌데 이어 우리와 대우증권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랩 수수료가 2% 수준으로 인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자문형 랩과 펀드 수수료를 비교하면서 (미래에셋이) 비싸다 싸다 주장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액별, 상품별로 랩수수료 체계가 1~3%로 차등화된 만큼 이를 개편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의 랩잔고는 2조9000억원으로 증권업계 총 보유잔고의 절반 수준. 우리투자증권의 잔고 역시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증권과 동양종금증권의 잔고는 각각 2000억원과 206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후발주자들이 수수료를 낮춰 선발업체의 잔고 중 일부를 끌어안겠다는 복안이다.  
 
미래에셋으로서도 이번 수수료 인하로 자칫 밑진 장사를 할 공산이 있다. 자문형 랩은 고객들에게 받은 수수료를 증권사와 자문사가 나누게 되어 있는데 미래에셋은 이번 수수료 인하 분을 고스란히 증권사 측의 수수료에서 줄였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자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그대로 유지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져가는 수수료를 줄였다”며 “1.9% 정도의 수수료라면 우리로서도 충분히 수익성을 유지할수 있다는 판단으로 인하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의 수수료 인하는 펀드 환매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자문형 랩에서라도 포션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미래에셋이 수수료 인하의 포문을 열었기 때문에 일부 상위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업체들간에 수익성 악화를 감수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촉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안승현 기자 ahn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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