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최근 독일의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자국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 '테라'와 관련된 황당한 경험을 했다.
그는 "'테라' 공개서비스(OBT) 기간 막바지에 게임을 해보려고 다운받기 시작했는데, 본 게임을 다운받는데만 37시간이 걸렸다"며 "이후에 또 몇 시간 동안 패치를 다운받았고, 설치를 다 끝냈을 때는 이미 OBT 기간이 끝나 있었다"고 말했다.
테라는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하고 국내에서는
NHN(035420)의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으로, 국내에서도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일정 범위내의 적을 무작위로 공격하는 '프리 타겟팅'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게임의 인스톨 용량은 약 25기가바이트(GB)에 달하며, 인터넷 속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에서도 인스톨을 하는데 약 1시간이 걸린다.
한국에서 이처럼 많은 시간이 걸리니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국가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독일 정부는 독일 전지역에 초당 1메가비트(Mbps) 속도의 인터넷을 구축한 데 이어, 2014년까지는 5Mbps 이상의 인터넷 보급률을 75%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는 유럽에서는 가장 발달한 수준이지만 우리나라의 인터넷 인프라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으며, 대용량 게임을 다운로드 하는데 한계를 지닌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대안으로 온라인 게임을 패키지로 만들어 판매한다.
그러나 언어, 제도 등이 다양한 유럽에서 패키지 판매는 온라인 다운로드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
패키지를 구입해 설치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는 남는다.
온라인 게임의 특성상 인터넷을 통한 추가적인 업데이트가 불가피하며, 업데이트 할 때마다 몇 시간이 걸린다면 이용자들의 불편이 너무 크다.
한국의 인터넷 인프라가 너무 빠르게 발전하면서,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테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 게임관계자는 "유럽 온라인 게임시장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룬즈 오브 매직', '메틴2' 등 기존 인기 온라인RPG들이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금이 새로운 대작 게임이 등장할 적기"라며 "한국 게임 개발사들이 게임 플레이와 업데이트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만 유럽 게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