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최근 일부 이동통신사들이 네트워크 과부하 등을 이유로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폐지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는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SK텔레콤(017670)이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1인다기기 무제한 요금제'(OPMD) 폐지도 가입자 보호 측면에서 신중히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이용제도과장은 15일 "이통사가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폐지 문제를 공식 요청해지는 않았다"면서도 "해당 요금제의 변경이나 폐지는 검토 대상이 아니고, 다만 SK텔레콤의 OPMD 무제한 요금제의 경우는 이용자 이익과 결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가장 먼저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선보이며 아이폰에 빼앗겼던 시장 이슈를 되찾아오는 효과를 얻었던 SK텔레콤은 OPMD까지 무제한 허용하면서 네트워크 이용량 폭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은 최근 방통위에 해당 요금제 변경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OPMD가 가능한 데이터 가입자식별모듈(USIM) 칩 공급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 이용량 폭증에 따른 서비스 중단 현상이 간헐적으로 일어나 OPMD 무제한 서비스 폐지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방통위에 폭증 현상을 입증할 자료를 수시로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를 선보이면 기존 기지국의 밴드를 3개에서 6개로 나누는 6섹터 방식 도입과 기지국 사이 사이 징검다리 구실을 하는 데이터 팸토셀 증설 등으로 네트워크 과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 문제에 대해 "무선인터넷 무제한 요금제 설계 당시 OPMD 무제한까지 허용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SK텔레콤의 무선 무제한 인터넷 요금제를 "진정한 무제한이 아니다"고 공격했던 KT도 몇달 지나지 않아 무선 무제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였다가 네트워크 과부하로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KT 내부에서는 SK텔레콤과 담합을 해서라도 무제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폐지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최성호 과장은 이에 대해 "네트워크 폭증에 대비한 통신사의 투자를 유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앞으로 SK텔레콤 등이 제출한 데이터 폭증 자료를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지만, 이통사가 제시하는 대표적인 사례인 크리스마스 등과 같은 특별 시즌이나 인파가 몰린 장소에서 일어난 일시적 데이터 폭증 현상은 예외로 하기로 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모객을 위해 무리한 요금제를 만들어 대대적으로 홍보하다가 소리 소문없이 요금제를 변경하면 그에 따르는 비난은 방통위로 돌아온다"며 "데이터 폭증이 일어나면 네트워크 투자를 늘리면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