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실제 청년실업률 30% 육박..정부 통계는 8.5%?

정부 공식집계 실제 '백수' 포함 안돼 현실 반영 미흡
'알바생''취업준비자'등 포함땐 체감실업률 OECD 최고수준

입력 : 2011-02-16 오후 3:26:58
[뉴스토마토 장한나, 송종호 기자]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8.5%로 6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는 1월과 2월은 대졸자들의 구직활동이 최고치에 달해 통상 실업률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실제 체감실업률을 따져보면 문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식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는 사실상 청년 실업자들을 포함해 계산할 경우 실업률이 20~30%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이런 실업률은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OECD 국가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 정부 "OECD평균보다 한참 낮다"지만..
 
최근 정부가 공식발표한 청년 실업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7월 8.5%, 8월 7.0%, 9월 7.2%, 10월 7.0%, 11월 6.4%, 12월 8.0%, 1월 8.5%로 전연령층 실업률인 3%대의 2배를 넘으며 고공행진을 벌였다.  
 
연말부터 졸업시즌을 앞두고 본격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청년실업률은 적어도 2월까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 같은 실업률 수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월 우리나라 청년층 실업률이 8.5%를 기록했지만 미국은 18.9%, 프랑스 25.7%, 호주 12.8% 등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며 "여타 OECD 회원국 평균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업시장 눈높이가 달라 취업준비자수가 많은 우리나라의 고용시장 특성을 고려해 체감 실업률을 계산해야 된다는 지적이 많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2004년부터 굉장히 빠르게 취업준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을 항목화해 수치로 잡아야 하지만 현재 정부 계산에 따르면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 체감실업률은 27% 육박
 
전문가들은 취업준비자와 불완전 취업자(주당 36시간 미만 단시간 취업자) 등을 감안할 때 실질 청년실업률은 20%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공식 실업률을 계산할 때는 단순히 '청년층 실업자'를 '청년층 경제활동인구'로 나누어 구한다.
 
하지만 실질 체감실업률은 '청년층 취업애로층'을 '수정된 청년층 경제활동인구'로 나눠 계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년층 취업애로층'이란 실업자에 △단시간 취업자 △취업준비 비경제활동인구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취업을 못하고 이른바 '알바'를 뛰는 청년층과 취업준비 중인 청년층, 그냥 쉬고 있는 청년층까지도 '사실상의 청년실업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질 실업률의 분모에 해당하는 '수정 청년층경제활동인구'도 △취업자 △실업자 △취업준비 비경제활동인구 △쉬었음 비경제활동인구 △기타 등이 포함된다.
 
이런 방식으로 삼성경제연구소가 계산한 '청년층 취업애로인구'는 지난해 상반기 평균 116만2000명으로 체감실업률은 23%에 달했다. 
 
<뉴스토마토>가 국가통계포털시스템을 근거로 이와 같은 방식에 따라 추산한 바에 따르면, 1월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무려 27.1%까지 치솟았다.
 
1월 청년층 취업자수는 392만명, 실업자수 32만9000명, 단시간 취업자 52만3000명 , 취업 준비자 8만8000명, 쉬었음 인구 29만3000명(기타 부문 제외)으로, 청년취업애로층(126만8000명)에서 수정 청년층경제활동인구(466만5000명)를 나눈 수치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같은 계산을 적용하면 청년층 실질실업률은 27.0%, 11월은 24.9%로 집계됐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공식실업률과 체감(실질)실업률 격차를 잘 헤아려야 한다"며 "이에 따른 지난해에도 실질실업률은 평균 20%대로 집계됐다. 청년층의 '유휴화' 형상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취업시장 미스매치' 현상, 알긴 아는데.."정책 지속력 절실"
 
무직 상태에 있는 청년층 '유휴인력'이 높다는 것은 통계수치로도 알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청년실업의 경제적 파장과 근본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니트족' 비율은 OECD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다. '니트(NEET)족'은 '정규학업을 마친 후 직업이 없으며 직업과 관련한 훈련 및 교육도 받지 않는 젊은이들(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을 말한다. 
 
지난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졸업 5년 후 청년층 가운데 니트(NEET)족 인구비율은 36.8%로 40% 가까운 수준이다.
 
영국은 19.8%, 덴마크 22.4%, 스페인 31.0% 등으로 이들 국가의 경우 졸업 후 1년차, 3년차가 지나 5년차에 이르면 니트족 인구비율이 현격히 떨어지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이병훈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비율은 87%로 세계 최고 수준인데 반해 그들이 희망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유휴인력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취업시장 미스매치(인력 수급 불일치)는 계속 지적되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문제점이지만 이에 대한 적극적 개선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억원 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청년층 실업문제와 관련 "고학력화로 학교에 오래 남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청년층 인구자체도 줄어들고 있는 등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며 "위에 언급한 요인들로 인해 청년층 실업문제의 개선이 더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병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용노동부가 인력 미스매치 현상을 풀기위한 정책을 내놓더라도 이후 개선움직임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여러가지 정책을 내놓는데 이후 정착시켜가는 과정이 미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장한나 기자 magaret@etomato.com  송종호 기자 joist189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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