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리비아사태 대응책 부심.."장기화 안될 듯"

입력 : 2011-02-22 오후 6:45:28
[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점점 격해지면서 현지에 있는 국내 건설업체들은 직원안전과 수습방안을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현지 치안상태가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장기화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2일 리비아 현지에 진출한 건설사들에 따르면 각 건설사들은 현지 직원보호 대책과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숙고하고 있다.
 
대우건설(047040)은 현재 본사에 비상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상황변화에 따른 대응을 취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직원 107명, 협력업체 112명, 전문직 기능직 78명 등 내국인 297명이 현지 체류 중이지만 아직 별다른 피해상황은 없는 상태다.
 
이 회사는 리비아에서 7개 현장 20억달러 규모 공사가 진행중인데 벵가지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4억7170만달러), 미수라타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5억4174만달러), 트리폴리 워터프론트 프로젝트(2억2665만달러) 등이 공사 중이다.
 
특히 이들 공사들은 공정율 99%를 넘고 있어 혹시 있을지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벵가지 소재 건설현장에 강도들이 난입한 바 있는 현대건설(000720)도 직원들 안전에 만전을 기하면서 현재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벵가지 송전선 공사현장 직원 17명을 인근 대우건설 발전소 현장으로 대피시켰다"면서 "아직 철수 등 다른 계획은 없고 트리폴리 지사는 여전히 한국과 통화가 되고 있어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식량을 탈취당했던 한미파슨스(053690)도 사장 주관하에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고 대응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 회사 직원들은 리비아 벵가지에 26명, 트리폴리에 4명이 있는데 최근 식량탈취 사건 후 벵가지 시내의 민간주택에 나눠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파슨스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건설관리(CM)업체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 비해 걱정은 덜한 편"이라면서도 "국토부 등 정부와 연락망을 유지하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와 나아질 경우 두가지 방향으로 대응 방법을 나눠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자정무렵 차량을 탈취하려는 시위대와 몸싸움이 벌어진 바 있는 신한(005450)건설도 비상대책실을 만들고 현지와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
 
신한건설 관계자는 "내·외국 근로자 3000여명이 현재 트리폴리 내 한 건설현장에 모여 머물고 있다"면서 "현장 전체에 바리케이드와 가드가 있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지만 건설업계에선 이번 리비아 사태가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시위대의 절도·약탈 행위도 단순 약탈보다는 민주화 시위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려는 성격이 강해 일단 조용히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특히 정권교체 등에 따른 공사 미수금 발생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는 않고 있다. 우리측 귀책사유가 없기 때문에 추후에 어떻게든 받아낼 개연성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날 과천 청사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고립된 리비아 각지의 우리 국민들을 위한 식량지원 방안과 출국을 위한 비자발급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국토부는 현재 리비아에는 대우건설 313명, 대한통운(000120) 자회사 ANC 262명, 현대건설 166명, 신한건설 98명, 한일건설(006440) 89명, 원건설 84명 등 한국인 1351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피해상황이나 한국인 고립 현황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 리비아 대사도 한국에서 위성전화기를 들고 리비아로 들어가 건설사들과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시위대도 현지 국민들인 만큼 그들의 민주화 시위에 외국인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과민반응의 자제를 당부했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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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