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교육을 대체하는 시대, 머지 않았다

학원 한번 가지않은 학생, 게임으로 듣기 1등급
"게임, 학습 효율 높이는 모든 요소 가지고 있다"

입력 : 2011-02-25 오후 5:56:1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문화콘텐츠 중 게임만이 가지고 있는 몰입감을 살려,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능성 게임으로 불리는 이들 게임은 앞으로 새로운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해 남아있는 편견은 기능성 게임산업의 성장을 막는 불안요인으로 지적된다.
 
◇"영어교육게임으로 영어인증 1등"
 
올해 중학교로 올라가는 서승현군은 초등학교 영어인증 대회에서 듣기부문 1급을 받았다.
 
영어학원을 다녀본 경험이 없는 서군은 “1년 전부터 어머니의 권유로 한빛소프트(047080)의 영어교육 게임 ‘오디션 잉글리쉬’를 해온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게임속 캐릭터들의 대화를 듣고 적절한 대답을 영어로 말하고, 발음과 억양의 정확성에 따라 점수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듣기 능력이 발달한 것이다.
 
‘오디션 잉글리쉬’ 홈페이지 게시판(http://ae.hanbiton.com/Community/Exp/List.aspx)에는 서군처럼 ‘오디션 잉글리쉬’로 영어가 늘었다는 체험담이 많이 올라와 있다.
 
◇유아용 어플, 부모들의 손 덜어줘
 
아기를 키우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부모들은 아기에 신경 쓰다 보면, 다른 집안일을 제 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세훈군도 7개월이 되면서 부모의 손을 많이 타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아용 어플 ‘다이노싱어’를 보여주자, 김 군은 노래하는 아기 공룡의 모습에 푹 빠져버렸다.
 
부모들은 그 사이에 안심하고 다른 집안 일을 할 여유가 생겼다.
 
0세부터 5세까지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다이노싱어’는 이미 유아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환경교육게임, 각국 정부 호평
 
NHN(035420)의 한게임과 콘텐츠진흥원,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는 공동으로 환경교육 기능성 게임 ‘에코프렌즈’를 개발했다.
 
나무를 심어 대기 중 온실가스를 줄이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면서 기후변화문제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에코프렌즈’는 지난해 11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공개됐다.
 
한게임측은 “각국 정부대표와 NGO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게임 통한 교육, 더 효율적" 주장도 
 
이처럼 게임을 통한 영어공부와 육아, 환경보호는 SF소설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이 됐다.
 
또 게임을 통한 교육이 기존 교육 방식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에코프렌즈’를 개발한 윤종원 한게임 PDM3실 과장은 “인간은 집중을 하고 있을 때 인지능력과 정보습득 능력이 향상된다”며 “게임은 재미를 주고 상호작용이 가능하며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집중이 이루어지게 하는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HN의 ‘한자마루’, 엔씨소프트(036570)의 ‘푸드포스’ 등 국내 게임사들은 기능성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고, 많은 게임사들이 개발 중이다.
 
정부 역시 기능성 게임의 가능성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콘텐츠진흥원은 올해 9억5000만원을 지원해, 한글교육, 치매예방, 소비자안전, 장애인 치료 등 4종류의 기능성 게임을 만들 계획이다.
 
◇업계 "정부 지원은 고맙지만 아쉬움도 많아" 
 
업계는 정부의 지원을 반기는 한편으로 아쉬움도 토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9억5000만원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는 있지만, 온라인 게임이 대세인 지금은 게임 제작 뿐 아니라 서버와 웹 관리 등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책정된 지원금에 의존해 중소게임사가 게임을 개발할 경우, 국내에서는 사양길에 접어든 패키지 게임을 만들어야 하거나, 대형 개발사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의존해야 하는 것이다.
 
정부가 게임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반쪽짜리' 지원부터 여성가족부의 실효성 없는 ‘인터넷게임 셧다운제도’까지 온라인 서비스의 특성을 알지 못해 나오는 제도가 많다”며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무지와 '게임은 나쁜 것'이라는 편견이 사라져야 기능성 게임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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