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통신3사가 마케팅 비용을 1조원 줄이기로 합의했다. 다만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서는 "가계 통신비 절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했다.
통신3사의 광고 선전비를 제외한 순수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7조5000억원에 달했다. 통신사 CEO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 마케팅 비용을 올해 6조원까지 끌어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기획재정부가 꾸린 TFT와 협의를 해 나가는 한편, 통신3사와는 구체적 실무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마케팅비 인하 관련 실무안은 3월말~4월쯤 나올 예정이다.
최시중 위원장은 이날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지적해왔다"며 "CEO들이 머리를 맞대고 영업 책임자들은 구체적 방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최 위원장은 "나의 연임 여부와 상관없이 마케팅비 인하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할 과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마케팅비 인하 노력이 통신비 인하로 연결될 지는 미지수다.
이번 마케팅비 1조원 인하 방안에는 단말기 보조금 인하 논의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의 단말기 보조금이 내리면 기업의 마케팅비는 절감되겠지만 거꾸로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단말기 가격은 올라간다. 현재 가계가 부담하는 통신비에는 단말기 가격까지 포함돼 있다.
이날 이석채 KT 회장도 마케팅비와 관련해 "제조사 보조금이 통신사 보조금으로 계산 되는 게 문제"라며 "이것만 분리해도 상당한 보조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통신비가 항목별로 재조정된 후에야 순수 통신비 인하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통신비에는 단말기 가격, 콘텐츠 비용에 대한 개념이 뒤섞여 있어 통신요금 인하 논의가 정치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날 통신3사의 선언은 마케팅비 인하분으로 R&D투자에 힘쓰고 여력이 있다면 요금인하에 나선다는 데 지나지 않는 셈이다.
실제로 이날 이상철 LG유플러스 회장은 "우리는 통신비 인하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해, 정부와 통신사간 뚜렷한 입장차이를 보여줬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