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막장 시나리오'.. 협박카드로 '원유'

입력 : 2011-03-11 오전 10:12:33
[뉴스토마토 홍지영기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결국 석유를 '무기'로 삼으며 시위대와 국제사회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10일(현지시간) BBC뉴스에 따르면 카다피 친위대는 공습을 확대해가며 원유시설 폭파에 들어가면서 동부지역을 점령했던 반군 세력이 위협받고 있다.
 
먼저 지난9일에는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라스나누프 원유시설에 대한 폭격이 단행됐다.
 
하루 22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며 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생산량을 보유했던 라스나누프는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리비아 최대 원유 공장도 가동을 멈춘 상태.    
 
반군 대표기구가 위치한 벵가지로 향하는 길목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반군은 온 힘을 다해 맞서려 하지만, 여전히 접전은 계속되고 있다.
 
정부군의 무자비한 공습은 라스나누프에서 서쪽으로 10km떨어진 시드라의 원유시설과 브레가 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더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에는 자위야 지역마저도 정부군이 접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위야는 하루 1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던 지역이지만, 이 곳 역시 폐쇄됐다.
 
카다피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마저도 자위야에서 몰아내며 외부 세력을 강력히 견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시위대에 참여한 알-레파디는 "밤낮 불문하고 카다피에 맞서싸워왔지만, 상공에서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가하기 때문에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카다피 세력이 강하기때문에 일보 후퇴하지만 신의 가호로 결국엔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황이 이렇자 반정부 시위대는 국제사회의 발빠른 움직임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오직 비행금지구역 설정만이 살 길인데도 불구하고, 왜 영국과 미국은 수수방관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며 "미루다 보면 너무 늦어 손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시위대측은 국제사회가 경제제재와 무기수출 금지, 해상 봉쇄 등으로 카다피의 숨통을 조이자, 카다피가 협박 카드로 '석유'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의 아들 알-사디 카다피는 간밤에 연설을 통해 시위대를 지지하고 있는 서방국가들, 특히 영국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쐈다. 
 
그는 카다피 추종세력들이 "오늘은 자위야, 내일은 벵가지"로 연호하는 가운데 "영국 여왕이 곧 치마를 입고 파이프를 연주하는 스코틀랜드 군대를 벵가지에 파견할 것"이라며 조롱섞인 발언을 했다.
  
한편 리비아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기존 160만 배럴에서 50만배럴로 3분의1이상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12위 석유 수출국 리비아의 불안한 석유 공급에 이어 세계 원유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공급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분노의 날'시위가 예고돼있어, 국제 유가가 140∼15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뉴스토마토 홍지영 기자 hongji0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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