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일본증시가 일본의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폭발에 따른 방사능 유출우려로 10%넘게 폭락하며 연중 최저치로 거래를 마감했다.
15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일대비 1015.34엔(10.55%) 내린 8605.15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인 2008년 10월 16일 이래 최대폭의 하락이다.
이로써 일본증시는 이틀 동안 17% 가까이 밀리며 시가총액도 51조엔(약660조원)이나 증발했다.
이날 오사카증권거래소에서는 선물 급락에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대지진 피해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지난 12일 1호기, 14일 3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난 데 이어 이날 2호기와 4호기에서 잇따라 수소폭발이 일어나며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추가 방사성 물질 누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제1원전에서 20~30㎞이내 주민들도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서 대피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며 방사능 유출 우려감이 확산돼 지수는 장중 한때 14% 이상 밀렸다.
시라가와 마사아키 BOJ 총재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8조엔의 단기자금을 추가 방출해 낙폭을 줄였지만, 공포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전기가스(-14.90%), 부동산업(-13.20%), 철강(-13.20%), 비철금속(-13.20%), 수산농림업(-13.00%)업종이 크게 내리는 등 전업종이 하락했다.
이날 닛케이225지수 전 구성종목도 하락세였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은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하는 등 도쿄전력 주가는 이틀간 42% 하락했다. 도쿄돔과 도시바 등도 하한가를 기록했다.
도요제관(-22.43%), 미쓰미전기(-21.68%), NEC(-16.92%), 마쓰이증권(-15.95%), 소프트뱅크(-9.50%), 소니(-8.86%), 샤프(-8.54%), 야후(-8.33%), 혼다자동차(-3.91%), 닛산자동차(-3.32%) 등도 떨어졌다.
닛케이225지수는 올해 2월 21일 최고점 대비 21% 떨어지면서 본격적인 하락장(베어마켓)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야노 마사요시 메이와 증권 상임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전 관련 종목들을 앞다퉈 매도하고 있다"며 "이성을 찾고 일본 경제를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가토 스스무 크레디아그리콜 책임연구원은 “주식시장 자금탈출이 계속된다면 BOJ는 더 과감한 카드를 꺼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시이 유타카 도쿄 미토증권 투자전략가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도호쿠지역에는 전자부품업체들의 생산단지가 다수 위치해 있으며 이에 따라 생산과 상업활동 전반에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