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산적해 있는데…"..방통위는 '청문회' 올인중

입력 : 2011-03-16 오후 2:13:42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당면한 현안을 제쳐두고 청문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1기 방통위는 오는 25일 임기를 마무리한다. 2기는 대통령 임명장을 받은 뒤 바로 26일부터 위원회 업무를 시작한다.
 
당장 26일부터 2기를 기다리는 것은 1기가 미뤄놓은 숙제들이다. 통신요금 인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출범, 2.1기가헤르츠(GHz) 경매 등 방통위에는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게다가 2기에서는 방통위 상임위원 구성원이 대거 바뀔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각 부서별 업무 흐름을 잘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임기 전환에 따른 진통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방통위에서는 현재 그런 준비를 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 통신정책 부재 상황이 길어지는 것은 아닌지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 자율적 통신요금 인하는 언제쯤?
 
정부가 올들어 통신요금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음성통화료나 스마트폰 요금 인하 등 실질적 대책이 빠른 시일 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이 통신료 인하에 대해 여력이 없다며 하나같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방통위는 경쟁에 따른 자율적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복안을 세운 상태다. 하지만 이것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4 이동통신사업자나 가상이동통신망(MVNO)을 이용한 이동통신재판매 사업 등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MVNO 도매대가 할인율의 경우 볼륨디스카운트 문제 등을 놓고 예비 사업자들과 통신망 의무제공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 간 이견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예정된 MVNO 7월 출범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또 통신사들은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출시, 마케팅 비용 등으로 과도한 경쟁을 펼치면서 통신망 투자에까지 나서고 있다. 통신사들이 과열경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지 않은 채 통신망 투자를 밀어부친다면 사실상 요금인하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 2.1GHz, 결국 2기 방통위로 넘어가
 
'황금주파수'라 불리는 2.1GHz 경매는 업계의 주요 현안이지만 역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당초 3월 내에 공고가 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현재 방통위의 주파수 담당 부서는 통신사가 제시한 트래픽 자료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하지만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3사가 각각 자기 입장만 내세우고 있어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청문회 일정도 있어 공고는 4월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 부서에서 주파수 경매안을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최종안을 결정한다. 공고가 4월에 난다면 경매 절차도 자연스레 늦어진다. 게다가 통신 전문가가 아닌 신임 상임위원들의 경우 관련 내용을 이해하려면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
 
상황이 이런 데도 최시중 위원장과 사무처 일부는 청문회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방통위에서는 시시각각으로 청문회 예행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상임위원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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