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의원 "방통위 1기는 사실상 최시중 독임제"

입력 : 2011-03-17 오후 5:27:04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1기 위원회 운영 능력과 비전 제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2기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김부겸 의원은 "방통위가 그동안 합의제 행정기관이 아닌 사실상 최시중 독임제로 유지돼 왔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의결을 통해 결정되지 않은 방통위 안건이 전체 안건의 1.7%인 16건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이 16건에는 우리 사회를 갈등으로 몰아 넣은 방송법 개정안, 조중동 종편 몰아주기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가 주문하고, 직원들이 의제를 만들고, 위원장이 사실상 독임해 형식상으로 결정을 내리는 식으로 업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방송법 개정안을 밀어부치면서 제시했던 일자리 창출효과, 글로벌 미디어 그룹 양성, 매체 다양성 확보 등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정부가 방송법 개정을 통해 2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현재 모든 공중파를 포함한 방송 종사자 수가 1만5000명이 안된다"며 "일자리 창출 제안에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 창출이라는 비전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한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사실상 제한돼 있는데 국민에 헛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 다양성 확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신문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조중동이 그대로 광고시장에 진입하면 어떤 문제가 일어날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밖에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의 결합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영성이 중요한 방송과, 상업성이 중요한 통신을 묶어놓아 방통위가 기형적으로 흘러왔다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출범 당시 전체 직원의 30%인 153명이 방송위 출신이었지만 현재는 조직 개편 등을 거치면서 남은 방송위 출신 직원은 전체의 20%도 안되는 90여명에 불과하다.
 
김 위원은 "방송위 출신은 본능적으로 방송의 공정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정통부 출신은 산업적 측면만 본다"면서 "공영성의 중요도를 모르니 위원장의 눈치만 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후보자는 "방송위 출신이 적은 것은 정부기관과 통합하다 보니 처우가 낙후해져 이탈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남은 인적자원이 적어져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지 운영을 편파적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최 후보자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 육성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는 의미 통역까지 돼 언어 장벽이 사라질 것"이라며 "지금 출발이 다소 아쉽더라도 후손을 위해 씨앗을 뿌리고 있다"고 답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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