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지난해 거침없는 고공비행을 해온 막걸리의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막걸리 시장 성장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통계청의 광공업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2월 탁주(막걸리)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기간의 2만6187킬로리터(㎘)보다 6.8% 감소한 2만4395㎘로 나타났다.
2월 내수량 역시 2만2753㎘로 작년 2월의 2만4757㎘ 보다 8.1% 뒷걸음질쳤다.
막걸리 생산량과 내수량이 동반하락한 것은 지난 2008년 6월 이후 32개월 만에 처음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막걸리 열풍으로, 막걸리 생산량은 지난해 3월 3만㎘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6월 3만390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가 지나고 찬바람이 불면서 막걸리 생산량이 줄어 지난해 10월 2만8125㎘로 3만㎘아래로 떨어진 뒤 11월 2만5881㎘, 12월 2만6495㎘, 1월 2만2843㎘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막걸리 내수량 역시 생산량과 비슷한 추이를 보여 지난해 10월 2만7643㎘로 3만㎘를 밑돈 데 이어 11월 2만4648㎘, 12월 2만4956㎘, 1월 2만2843㎘로 감소했다.
반면 2월 막걸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7% 증가한 177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3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막걸리 열풍이 식기도 했지만 시장 역시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러 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막걸리 시장 자체가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접어 든 만큼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는 기대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수출 역시 2월까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발생한 일본 지진 사태로 수출에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막걸리 수출은 일본이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실제 대일 막걸리 누적수출액은 올 들어 지난달 11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48.5% 증가했지만, 지진 발생 이후인 23일까지의 누적수출 증가율은 305.4%로 후퇴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직은 막걸리의 인기 하락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의 성장세가 주춤하긴 하지만 이는 계절적 비수기와 이상 한파 등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이란 설명이다.
막걸리 업계 관계자는 “4분기와 1분기 등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은 전통적으로 막걸리 업계의 비수기로 꼽힌다”며 “최근 성장률이 주춤하기는 했지만 이는 막걸리의 인기가 식었다기 보다는 이상 한파에 따른 계절적 악재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겨울 업소 판매량은 줄었지만 가정용 판매량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추운 날씨로 외출을 줄인 소비자들이 업소 대신 가정에서 막걸리를 소비한 것으로 막걸리의 인기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지난달 중순 이후 날씨가 풀리면서 막걸리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4월부터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막걸리 인기 하락 여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