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22일 이전에 모든 전산망을 정상화하겠다."
지난 19일 전산망 장애가 일주일이 지나도록 복귀되지 않아 고객들의 피해와 불만이 치솟자 농협은 기자들을 불러 이렇게 '공식'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전산망 장애는 22일 넘어 다음 주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벌써 두번이나 전산망 복구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전산 장애가 일어난 지난 12일 오후 5시 "13일 오전 중 복구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전산망 복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18일 언론을 대상으로 연 첫 브리핑에서는 "22일 이전에 모든 전산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이전 정상화' 약속마저 깨지면 세번째다. 인터넷에서는 농협을 '양치기소년'에 비유하는 농담도 돌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카드 거래 내역 원장들이 삭제되면서 가맹점, 카드밴사와 일일이 수작업으로 내역을 확인 중"이라며 "작업은 거의 끝나고 현재는 최종 검증 중"이라고 해명했다.
21일 농협전산장애 피해자 카페 모임 등에 따르면, 20일이 카드 결제일인 한 네티즌은 "21일 아직까지 카드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농협 본사 카드팀에서 전화가 와 다음주 월, 화, 수 중에 처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카드 사용도 못하게 하더니 연체료까지 나갔다"며 "다른 사람들은 연체료를 돌려 받았다는데 아직까지 환불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23살 남학생이라는 한 네티즌은 "부모님이 농협을 통해 용돈을 보내주는데 얼마 전 몸이 아파도 돈을 인출할 수 없어 병원을 가지 못했다"며 "농협이 얼마나 복구에 소홀하면 정상화까지 이렇게 시간이 걸리나"라고 하소연했다.
이외 ▲ 체크카드 승인 취소 내역 미입금 ▲ 농협 교통카드, 대중교통 사용 불가 ▲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오류 등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농협 전산장애 9일째인 지난 20일까지 접수된 항의는 31만 건, 피해보상 요구는 1000건에 이른다.
농협은 계좌이체, 입금이 안 돼 발생한 연체 이자나 수수료는 모두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신적 피해나 전산으로 확인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마땅한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