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스마트폰 옴니아2와 갤럭시S 공동개발로 뭉쳤던
삼성전자(005930)와 SK텔레콤의 관계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어 양사 연합군 체제의 수명이 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최근 애플의 갤럭시S 등을 '특허 침해'로 제소한 일을 두고 "우리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고위 관계자는 “갤럭시S 등은 공동개발이라기보다 우리를 통해 최적화 작업을 거쳤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이라며 “애플의 제소는 개발사인 삼성전자가 전적으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경쟁사인 KT가 애플의 아이폰을 도입할 당시, 삼성전자와 와우프로젝트를 통해 옴니아1과 옴니아2, 갤럭시S 등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수천억원에 달하는 마케팅비를 쏟아부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50% 이상 유지하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고위 관계자들이 공공연히 밝히기도 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의 협업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태도가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SK텔레콤 내부에서는 삼성전자의 대한 불만이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이 옴니아 시리즈에 대한 보상판매를 거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협력관계를 통한 독점공급이나 선공급 관행을 깬 것에 대해 SK텔레콤의 배신감이 크다고 들었다"며 "삼성이 추진하던 옴니아2 보상판매를 반대한 것도 그렇고, 앞으로도 삼성전자에 대한 보복성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동안 옴니아 시리즈나 갤럭시 시리즈 등을 SK텔레콤에 독점 공급하거나 6개월 이상 시차를 두고 경쟁사에 공급해오던 것과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두 회사의 연합체제가 균열조짐을 보인 것은 네이버 등 국내 포털사이트 애플리케이션을 삼성 스마트폰에 선탑재하는 문제에서도 나타났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상을 통해 네이버 등 국내 포털사이트 어플을 갤럭시S 등에 선탑재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지만, SK텔레콤이 구글과 이를 배제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관계가 앞으로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SK텔레콤이 보란듯이 삼성의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4를 도입한데다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인 아이폰5 도입도 적극 검토 중이다.
SK텔레콤은 자신들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T스토어를 애플의 앱스토어 내에 연동하는 협상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KT와 와이브로 전용 단말기 개발을 위한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KT가 삼성전자를 통해 성공적으로 무선인터넷전화(MVOIP)가 가능한 와이브로 전용 단말기를 내놓을 경우 음성통화 시장의 강자인 SK텔레콤의 수익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이 끼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