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오는 7월부터 김포-베이징 하늘길이 열린다. 그러나 신규 노선이 아닌 기존노선의 전환을 놓고 국내 양대 항공사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비해 인천-베이징간 운항 편수가 적은
대한항공(003490)은 인천공항 환승수요 감소를 걱정하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김포-베이징 노선운항에 반대하던 대한항공이 슬그머니 끼어들었다며 불만이다.
◇ 대한항공 vs. 아시아나항공..`신경전`
국토해양부는 26일 중국 민용항공국과 오는 7월부터 매일 2회(중국 포함 총 4회) 범위에서 양국 각 2개 항공사가 김포-베이징 구간을 운항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김포-베이징 노선은 베이징공항의 이·착륙 가능시간(슬롯)부족과 인천국제공항 허브화 추진 등으로 협상이 지연돼 왔다.
지난달 항공회담에서 중국 정부가 국토부의 제안을 수용하면서 노선 운수권과 슬롯을 전환하는 방안으로 김포-베이징 노선간 신규 운항하기로 결론이 난 것.
국토부 관계자는 "김포-베이징 노선을 이용할 경우 인천공항에 비해 왕복 접근시간은 50~60분, 접근비용도 5000원에서 많게는 5만6000원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김포-베이징 노선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대한항공은 이번 노선이 신규 개설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인천-베이징 노선의 일부를 김포공항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인천공항의 환승객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는 점 때문에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김포-베이징 노선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았고, 신규 노선이 아닌 노선전환이지만 인기노선인 만큼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 "인천공항 환승수요 줄 것" vs. "반대하더니 은근슬쩍 왜 끼어드나?"
게다가 아시아나항공은 노선전환에 반대하다가 이번에 은근슬쩍 끼어든 대한항공이 밉상이다.
지난해 인천-베이징 노선은 항공편 이용 탑승률이 평균 76%의 황금노선이었다.
대항항공 관계자는 "이번 신규노선이 아닌 전환이기 때문에 인천공항 환승객 수요의 감소 우려와 함께 인천허브공항으로서의 입지가 떨어질까 아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에 각각 7회씩 노선을 김포로 분산시켜도 아시아나는 남은 17회로 하루 2편 이상 운항이 가능하지만 대한항공은 11회가 남아서 하루 2편 운항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노선이 적어 김포로 돌릴 노선이 빠듯하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천공항 환승객 수요 감소 등을 이유로 계속 반대를 고집해온 대한항공이 이번에 김포-베이징 노선에 슬그머니 참여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또 "아시아나는 김포-베이징 노선을 성사시키기 위해 국제업무팀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는데 대한항공은 반대만 해오지 않았냐"면서 "반대해온 대한항공이 이번에 왜 참여한지 모르겠다"고 거듭 비꼬았다.
대한항공이 우려하는 인천공항 환승률과 관련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베이징 노선에서 인천공항 환승률은 9%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주요 노선 환승률은 미국 LA가 36%로 가장 많고, 런던 34%, 뉴욕 32%, 마닐라 29%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