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건설업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발표한 '5·1 대책'에 대해 건설사들은 반기고 있지만 건설사들을 향한 여론은 험악해지고 있다.
무분별하게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을 추진한 건설사의 책임을 왜 국민들이 떠안아야 하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건설업계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대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환영하면서도 "근본적 처방이 아닌 단기처방"이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DTI완화, 분양가상한제폐지 빠져 `불만`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나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같은 업계가 꾸준히 요구해 왔던 정책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불만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건설사들이 가장 반색하는 부분은 서울·과천·1기 신도시의 1세대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한 부분과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에 대한 유동성 지원 크게 두가지다.
정부는 지난 2004년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서울과 과천, 5대 신도시에 한해 '3년 보유, 2년 거주'로 정해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유지해 왔다.
이번 대책으로 '2년 거주'요건이 사라지면서 투기 방지 보다는 '거래 활성화'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옮겨졌지만 건설사들은 2%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 완화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판매자에게만 유리해진 제도"라면서 "결국 수요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DTI 완화와 같은 것이 없기 때문에 (경기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거래 활성화 효과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실거주 여건은 다소 열악해 투자시 꺼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 전세낀 투자가 가능해져 투자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김 본부장은 그러면서 "전세를 끼고 투자를 한다 해도 해당지역 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비싸고 해당지역 거래가 수도권 전반 거래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지
적했다.
아울러 건설업계가 꾸준히 요구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같은 시급한 정책을 도외시 하고 '곁다리 긁기'만 주력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도 지난 1일 "국회에서 장기간 잠자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하고 업계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는 최저가낙찰제 확대정책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만 최근 건설업계 최대 현안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보증을 확대한다거나 P-CBO(프라이머리-부채담보부증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등의 정책에 대해서는 정부에 고마움을 표했다.
중견건설사인 K건설 관계자는 "어떤 건설사에 PF대출 지원을 해줄 것인지 옥석을 가기는 것이 중대한 문제가 되겠지만 건설사들에게 유동성을 확보해 준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라면서 "은행들도 PF만기 채무 연장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혈세로 국가가 건설사까지 경영하나"..여론 싸늘
그러나 이같은 건설사들의 반응에 여론은 싸늘하다. 양도세 면제요건 완화 정책이 투기를 부추긴다는 비판과 국민의 세금으로 건설사들까지 경영하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 국책사업팀장은 "3년만 보유하면 거주하지 않아도 양도세를 면제해주는 것은 다주택자의 불로소득을 인정해주겠다는 것"이라며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고 투기적 가수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 팀장은 또 "면밀한 사업성 검토 없이 무분별하게 PF 사업을 추진한 건설사의 책임이 큰 만큼 건설업계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해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왜 국민의 혈세로 국가가 건설사까지 경영하려고 하느냐"며 "개별 기업의 경영실패를 국민에게 전가시키는 국가의 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또 "결국 혈세로 건설사들을 적극 밀어주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 정부는 기업에 끌려다니는 정부면서 머리가 나쁜 정부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거칠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