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김하늬기자] 영호남 갈등의 도화선이 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이 결국 '진주 일괄'로 확정됐다.
정부는 대신 국민연금공단의 경남 이전을 전주로 바꾸는 등 세수 보전을 위한 대안을 내 놓았다.
하지만 분산 배치를 적극적으로 요구했던 전북지역 주민들과 정치권의 반발이 예상대로 더욱 거세지고 있어 정부의 향후 대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13일 'LH 진주 일괄 이전' 관련 정부안을 발표했다.
정부안은 14일 지방이전협의회와 16일 청와대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균형발전 저해 요인 등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정창수 국토부 1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LH의 통합취지에 비춰볼 때 일괄 이전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LH가 재무건전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분산배치는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장기적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진주 일괄이전 대신 전주에 국민연금공단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최종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장이 가지 않는 지역은 하나의 지역본부 또는 출장소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게 국토부가 밝힌 일괄이전의 타당성이다.
이는 경남과 전북 각각의 혁신도시 핵심기능인 주택건설과 농업기능을 모두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
국민연금공단 전북 재배치는 공단 직원 수와 LH 내 토지공사 직원 수(570여명)가 맞아 '인원수에 따른 맞교환 원칙'을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차관은 "세수 확보 문제에 대해서 이미 몇 가지 대안이 있지만 국회와 양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마무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LH 전북에 일괄이전하고 경남에 일부 기관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논의 했으나 양 혁신도시의 성격이 변경될 우려가 있어 채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무현 정부 당시 주택공사는 경남, 토지공사는 전북으로 이전하기로 논의 됐으나 이명박 정부들어 LH로 통합되면서 이전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전북지역 후폭풍 거세...국회 앞 궐기대회 예고
이 같은 정부 결정에 대해 전북지역 민심과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LH 분산배치는 현 정부가 국회에서 국민에게 약속한 사안"이라며 "진주 일괄 배치는 또 한 번 이명박 정권이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동영 최고위원 역시 "정부는 절대로 일방적인 일괄 배치는 없다고 100여 차례에 걸쳐 언약을 해 놓고 하루아침에 말을 뒤집었다"며 "(이번 결정으로) 전주 혁신도시에 예상됐던 지방세 210억 중 200억 원이 없어진다. 이를 빼버리면 균형발전은 껍데기만 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과정도 당당하지 못했고 투명하지 못했다"며 "정직하지 못한 정권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정부의 결정에 날을 세웠다.
전북은 국민연금공단 이전과 세수 보전 등으로는 지역 격차가 해소되기에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전북 시장·군수·의회의장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0만 전북도민은 LH 지방이전과 관련 도민들은 일관성 없는 정부를 강하게 불신하고 있다" 주장했다.
지역 시민과 사회단체는 오는 1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LH본사 분산배치를 위한 범도민 서울궐기대회'를 벌일 계획이다.
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